생후 3개월 된 딸을 학대하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아버지 A(23)씨가 현장검증을 받고자 1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자신의 거주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조사 결과, 딸의 머리와 배 꼬집고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
애초 박씨에게 폭행치사 및 유기 혐의 적용했다 살인죄 추가
애초 박씨에게 폭행치사 및 유기 혐의 적용했다 살인죄 추가
젖먹이 딸을 학대한 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아버지에게도 살인죄가 적용됐다.
경기도 부천오정경찰서는 18일 박아무개(22)씨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방임 혐의로, 박씨의 아내 이아무개(22)씨는 상습 아동방임 혐의를 각각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애초 박씨에게 폭행치사 및 유기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가 살인죄를 추가했다.
박씨는 지난 9일 오전 5시50분께 부천시 오정구 자택 안방 아기 침대에서 생후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딸을 꺼내다가 바닥에 고의로 떨어뜨린 뒤 10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딸이 입에서 피를 흘리며 울자 작은방으로 데려가 재차 바닥에 떨어뜨렸고, 이후 배를 깨무는 등 폭행한 뒤 젖병을 입에 억지로 물려놓고 잠을 재워 같은 날 숨지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지난 1월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1주일에 3차례가량 딸의 머리와 배를 꼬집고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의 부인은 남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학대를 받은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경찰에서 “생활고로 힘든 상황에서 애가 짐이었다. 자꾸 시끄럽게 울어 짜증이 나 2차례 고의로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박씨가 살해할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의 연령과 피해 정도, 폭행 방법 등을 보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충분히 할 수 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돼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부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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