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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가수 이난영과 ‘목포의 눈물’

등록 2016-03-23 19:41

‘목포의 눈물’로 목포 이미지를 긍적적으로 만들었던 이난영의 삶과 예술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민감하고 역사적인 과정을 보면서 ‘이난영’과 ‘목포의 눈물’을 구별할 것을 제안한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숨어드는데/ 부두의 새아씨 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불후의 명곡인 가수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다. 들을 때마다 가슴속에서 쓰리고 아린 파도가 일렁거린다. 이 노래는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에게는 위안가였고, 1980·90년대 호남인들에게는 응원가였다. 민주화 현장에선 정서를 자극하는 투쟁가이기도 했다. 여러 시대를 거치며 이 노래는 목포를 널리 알리고,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데 역할을 했다.

올해는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의 탄생 100주년이다. 그는 1916년 목포의 양동 육거리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퇴했다. 열여섯살 때 극단에 입단해 막간가수로 활동하다 1935년 ‘목포의 눈물’을 부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난영은 대표곡 ‘목포의 눈물’을 비롯해 ‘아리랑’, ‘담배집 처녀’, ‘다방의 푸른 꿈’ 등을 발표하며 가요·민요·만요·재즈 등을 두루 넘나들었다. 재능은 출중했지만 개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한국전쟁 때 남편 김해송을 잃었고, 재혼한 남인수도 일찍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는 꺾이지 않았다. 전쟁통에도 딸들을 김시스터즈로 길러냈다. 김시스터즈는 미국으로 진출해 인기를 끌었다. 이난영도 미국으로 건너가 에드 설리번 쇼에 출연해 김시스터즈와 함께 아리랑을 노래할 정도였다. 김시스터즈의 성공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다방의 푸른 꿈>은 지난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이난영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에 주목하는 이들은 그를 프랑스의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와 비교하기도 한다. 생몰연대가 비슷한 두 사람은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넓고, 역경의 삶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런 연장선 위에서 그동안 ‘뽕짝’ 가수로만 알려졌던 이난영의 삶과 예술을 더 깊이 들여다보자는 시도도 이어졌다.

최근 목포에서는 가수 이난영의 친일 행적을 대중음악적, 사회적, 역사적인 관점에서 되짚어보자는 토론회가 열렸다. 특정 인물의 친일 행적을 두고 토론이 벌어진 것은 목포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그가 일제강점기에 부른 200여곡에는 군국가요인 ‘이천오백만 감격’과 ‘신춘엽서’ 등 2곡이 포함됐다. 군국가요 모음집인 <오케- 가요극장>에 실린 ‘신춘엽서’는 1942년 1월 발매된 곡으로 노골적인 군국가요는 아니다. 그러나 ‘이천오백만 감격’은 조선 징병제 시행을 기념하려 제작된 노래다. 오케레코드사에서 1943년 이난영과 남인수가 함께 불러 발표했고, 이난영은 후렴만을 불렀다.

이런 사실로 미뤄 그의 친일 행적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엔 그의 이름이 올라 있지 않다. 문화예술 분야의 친일 여부 판단 기준인 지속성과 반복성, 적극성을 놓고 볼 때 현재까지 2곡만 밝혀진 상황이어서 지속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난영처럼 단편적인 친일 행적은 나오지만 추가 사실을 확인할 수 없어 <친일인명사전>에 오르지 않고 보류된 인물을 어떻게 재평가해야 하는가는 숙제로 남아 있다.

정태관 목포문화연대 대표
정태관 목포문화연대 대표
목포에선 도시를 대표했던 가수 이난영의 삶과 예술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인물을 검증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시민의 잣대는 엄정하기만 하다. 민감하고 역사적인 과정을 보면서 ‘이난영’과 ‘목포의 눈물’을 구별할 것을 제안한다. ‘목포의 눈물’ 등 노래들을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는 것은 필요하다.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에서 희망의 원천을 찾아 도시 고유의 문화자원으로 삼아야 한다. 다만 친일 논란에 휩싸인 이난영 개인에 대해 기념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태관 목포문화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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