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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공사탓 가축 피해 6억 났는데…”

등록 2016-03-24 21:34수정 2016-03-24 21:34

충북 청주 장남리 주민들 보상요구
“오창~옥산 구간 시공사가
사전조처 제대로 안해 피해 커”
시공사 “환경조사위 결과 본 뒤 보상”
지난 3일 지에스(GS)건설 노동자들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장남리의 한 축사 바로 옆에서 중장비로 수로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방음벽 등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해 가축 피해 등을 입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장남리 주민대책위원회 제공
지난 3일 지에스(GS)건설 노동자들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장남리의 한 축사 바로 옆에서 중장비로 수로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방음벽 등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해 가축 피해 등을 입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장남리 주민대책위원회 제공

고속도로 공사 때문에 시끄러운 마을이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장남리다. 20여가구 80여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청주시청에서 30분 남짓 달려야 나타나는 조용한 마을은 지난해 3월께부터 오창~옥산 민자고속도로 건설이 시작되면서 시끄러워졌다.

22일 낮 마을을 찾았다. 몇몇 노동자들이 한 축사 옆에서 굴착기로 땅을 파고 있었다. 마을에서 만난 정수상(65) 반장은 “요새는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한창 공사할 때는 소음, 진동이 대단했다. 중장비로 돌을 깨고, 발파가 이어졌으며, 흙과 돌을 나르는 차가 연신 마을을 오가면서 여름에도 문을 열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가축 피해가 속출했다. 마을엔 5가구가 소 160여마리와 개, 돼지 등을 기르고 있다. 축사를 운영하고 있는 권영무(74·목사)씨는 “축사 바로 뒤에서 공사가 이뤄지면서 소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어미 소는 성장이 지연되고 송아지는 죽어 나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피해 조사에 나섰으며, 공사 중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공사는 계속 이어졌다. 주민들은 송아지 폐·사산, 소 생육 부진 등 5억9천여만원 상당의 피해가 났다며 시공사인 지에스(GS)건설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국민권익위원회에도 고충 민원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권익위는 지난해 11월 “공사현장에서 최단거리(약 30m 이내)에서 공사를 할 때 소음·먼지 예방을 위해 에어방음벽 설치 후 공사 시행이 필요하다. 가축 폐사 등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따른 보상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민 이장희(49)씨는 “지에스건설 쪽이 (권익위가 필요하다고 한) 사전 조처를 하지 않아 피해가 커지고 있다. 보상을 하겠다는 말은 하지만 실제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에스건설 쪽은 사전 조처가 제대로 이뤄졌다는 태도다. 지에스건설 이아무개 팀장은 “공사 전 축사 주변, 공사 현장 등에 가설 방음벽을 설치했다. 공사 구간 안에 있는 일부 축사는 보상이 이뤄졌는데도 이전하지 않아 오히려 공사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축이 죽은 것은 확인했다. 환경조정위 조사에서 공사가 원인이 됐다는 결과가 나오면 보상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장희씨는 “방음벽이 있긴 하지만 소음·진동을 막기에는 역부족이고, 일부 펜스는 축사와 상관없는 곳에 형식적으로 설치됐다”고 꼬집었다. 지에스건설 쪽이 보상을 했다고 한 주민 유재준씨는 “축사를 이전할 때까지 공사를 기다려준다고 해서 보상에 동의했던 것이다. 이후 발생한 가축 피해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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