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오는 28일부터 제주시 중앙지하도상가 개·보수 공사에 들어가기로 한 가운데 상인회 쪽은 공사 반대 뜻을 분명히 해 충돌이 우려된다. 사진은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들로 붐비는 제주시 중앙지하도상가 모습. 허호준 기자
시 “30년 돼 안전기준 미달” 주장
상인회 “합의추진 약속 깼다”며
28일 공사 강행시 숙식투쟁 밝혀
상인회 “합의추진 약속 깼다”며
28일 공사 강행시 숙식투쟁 밝혀
제주시 중앙지하도상가 개·보수를 놓고 안전을 위해 공사가 시급하다는 제주시와 밀어붙이기식 공사를 반대한다는 상가 상인들이 맞서고 있다.
제주시는 24일 중앙지하도상가 지하부 개·보수 공사와 관련해 호소문을 내어 “개·보수 공사는 상인과 상가를 이용하는 시민,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공사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이 생업 지장 문제를 들어 점포 내 상품 이전을 거부하고 영업을 계속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공사 협조를 당부했다.
시는 만든 지 30년 이상 지난 중앙지하도상가의 각종 시설이 낡고, 중앙로 구간(88m)은 화재나 비상 시 연기를 빨아들여 밖으로 배출하는 제연설비가 시공되지 않았고, 동문로 구간(153m)과 관덕로 구간(151m)은 제연설비가 현행 안전기준에 못 미친다고 밝혔다.
시는 또 각종 배관과 스프링클러 설비, 건축물 균열, 누수, 철근 노출 등의 결함 발생과 낡은 전기·통신·환풍구 등 건축설비 등이 화재에 취약해 시설 안전을 위해 개·보수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해 9월 맺은 상인회와의 협력합의서에 따라 오는 28일부터 지하부 공사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전 구간을 폐쇄해 1년에 걸쳐 공사를 하게 되면 상권 피해 등 많은 문제가 있어 구간별로 나눠 공사 일정을 최소화해달라는 상인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사를 5개 구간으로 나눠 주야간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중앙로 구간은 75일, 그 외 구간은 45일로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내년 3월까지 총사업비 84억원을 들여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주중앙지하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상인회)은 “제주시가 밀어붙이기식 공사를 강행하면 반대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상인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제주시가 상인들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것처럼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합의 내용은 2016년 신학기 이후에 공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인 세부 일정과 방법에 대해서는 서로 협의와 조율을 통해 구축하기로 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시가 개·보수 공사를 추진하는 근거인 2013년 정밀안전진단 보고서에는 소방설비를 시급하게 교체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 24시간 숙식을 하면서라도 강력히 공사반대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지하도상가는 미화개발㈜이 1983~1990년 세 차례에 걸쳐 제주시 중앙로 총길이 392m에 연면적 1만87㎡ 규모(점포수 382개)로 건설해 20년씩 무상 운영했다. 그 뒤 제주시가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