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여성네트워크 잇따라 모임
정책제안 모아 31일 후보에 전달
제천·단양시민은 SNS서 ‘커피파티’
정책제안 모아 31일 후보에 전달
제천·단양시민은 SNS서 ‘커피파티’
‘커피와 수다가 정치를 바꾼다.’
유권자들의 유쾌한 선거 참여가 늘고 있다. 대전에서는 지난달부터 ‘여성들의 정치 수다’란 이름으로 커피 파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진보 성향 시민들이 커피를 마시고 수다를 떨면서 풀뿌리정치를 말하고 행동하는 ‘커피 파티’를 본떴다.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회원 10여명과 생협 회원, 시민 등은 지난달 22일 커피를 마시면서 이번 총선에서 다뤄야 할 정치 의제에 대한 수다를 떨었다. 지난 15일에는 대전여성장애인연대, 16일에는 대전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단 등으로 수다가 이어졌다. 수다를 통해 주부·장애인·여성·시민의 눈으로 본 정책 28가지가 나왔다. 이 정책들은 21~25일 여성단체 회원, 활동가 등 유권자 135명의 모의투표를 거쳐 12가지로 좁혀졌다. 동네 공유공간인 ‘동네 부엌’ 설치,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고령 운전자 자격 강화 등 실제 시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정책 의제로 뽑혔다.
임정규 대전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수다를 거치는 동안 정말 훌륭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을 발표한 뒤 후보·정당들에 전달할 계획이다. 실제 유권자들이 실생활에서 도출한 정책이기 때문에 후보들의 체감도 또한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서도 31일 저녁 7~9시 춤추는북카페에서 커피 파티가 열린다. 충북엔지오센터 생활자치아카데미 수료생들이 꾸린 충북지방자치포럼이 마련한다. ‘나의 삶을 바꾸는 정치, 이제는 참여다’라는 제목을 붙였다. 김윤모 포럼 고문은 “말 그대로 누구나 들러 커피를 마시며 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하고, 필요한 정책·공약 등을 시민의 손으로 만들어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정치에 쉽고 재밌게 참여하자는 의도”라고 말했다.
충북 제천·단양에선 시민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약을 만들어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제천참여연대, 소백토론, 민사협 등 제천·단양지역 시민단체 7곳의 회원과 시민 등은 텔레그램 토론방을 만들어 정책·의제를 모으고 토론한 뒤 29일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임창순 제천참여연대 정책분과장은 “시간·장소의 제약을 넘어 시민들이 정치에 편하게 다가가려는 뜻에서 정책 제안을 시도했다. 후보들이 시민들의 제안을 무겁게 받아들여 의정활동을 제대로 했으면 하는 뜻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우성석 충북지방자치포럼 회장은 “불신·혐오의 정치를 부드러운 커피향에 녹여 누구나 공감하는 정치로 바꾸고 싶은 마음들이 모이고 있다. 시민들은 정치에 가볍게 다가가고, 정치인들은 책무를 무겁게 여기는 새 정치 풍토가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예린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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