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도서대출권수 목표 채우려
친인척·도서관 회원 개인정보 사용
시립도서관 3곳 직원 32명 입건
친인척·도서관 회원 개인정보 사용
시립도서관 3곳 직원 32명 입건
경남 창원시립 ㄱ도서관 회원 이아무개(50·여)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그동안 도서관에서 빌린 책 목록을 확인하다 깜짝 놀랐다. 그는 자녀 2명과 함께 모두 10여차례 대출했을 뿐인데, 4180권이나 대출한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이씨 명의로 몇천권의 책을 허위 대출한 것이다.
ㄱ도서관 등 공공도서관들이 도서대출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회원 등 엉뚱한 사람 명의로 대출 실적을 조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29일 도서관 회원 등의 개인정보를 무단사용해 허위 도서대출 실적을 올린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전자기록 위작 등)로 관내에 있는 3개 창원시립도서관 직원 3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7년 말부터 지난해 10월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다른 사람 명의로 63만여권의 책을 허위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허위 대출을 하며 가족과 친인척, 도서관 회원 등의 개인정보를 사용한 것은 물론, 가공의 인물 정보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허위 대출을 한 것은 해마다 정해지는 1인당 도서대출권수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모든 공직자는 업무성과를 평가받고, 그 결과에 따라 기관·부서·개인 성적이 매겨지고, 연봉·성과급 등도 결정된다. 공공도서관 직원들에 대한 평가항목엔 ‘1인당 도서대출권수’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도서관 직원들은 경쟁적으로 도서대출 실적을 올려야만 한다.
김대규 창원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개인정보를 무단 사용한 허위 대출 실적 올리기는 모든 공공도서관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별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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