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갑 선거구 양치석(사진) 새누리당 후보가 애초 후보자 등록 과정에서 4건의 재산누락 사실을 실토했으나, 조사 결과 모두 12건이나 누락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새누리당 제주도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맞불’을 놓기 위해 같은 선거구의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재산신고를 누락했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가 허위로 밝혀져 사과하는 일이 빚어졌다.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등록신청을 하면서 재산을 일부 누락한 채 허위 재산신고서를 제출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과 후보자의 선거공보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양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7일 밝혔다.
양 후보는 더민주 쪽이 이의를 제기한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대지 227.9㎡와 관련해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이를 포함해 공제조합 불입금, 공무원 연금, 은행 차입금 등 4건의 재산을 누락했고, 선관위에 소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시선관위가 양 후보의 추가 재산누락 사항을 조사한 결과, 애초 후보자 등록 당시 신고 내용과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양 후보 본인 명의의 애월읍 하귀1리 대지 227.9㎡(가액 5414만9000원)와 배우자 명의 애월읍 하귀리 616-6번지 12㎡, 616-5번지 3㎡(도로, 공시지가가 없음) 등 토지를 포함해 본인과 배우자의 예금과 채무 등을 누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 후보는 5일 기자회견에서 “단순 누락일 뿐이다. 선거운동에 바쁘다 보니 실제 확인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선관위 조사 결과 모두 12건이나 나왔다.
양 후보는 후보등록 당시 재산을 3억1110만5000원으로 신고했지만, 이번 변경신고 결과 7193만원이 늘어난 3억8303만5000원이 됐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20대 국회의원 선거 제주도민 승리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는 양 후보의 재산누락으로 파문이 일자 경쟁자인 강창일 더민주 후보가 9억원이 넘는 재산을 누락했다고 폭로했다가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새누리당은 지난 5일 ‘거짓말하는 강창일 후보와 더민주는 막가파식 의혹 제기를 즉각 중단하라’는 논평을 내어 “2009년 공직자 재산신고 현황에 따르면 강 후보가 서울 서초구와 용산구에 2채를 소유하고, 배우자도 강남구에 아파트를 갖고 있다. 신고누락 금액이 9억2000만원에 이른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고승덕 변호사의 국회의원 시절 재산신고 목록으로 밝혀졌다.
이에 새누리당은 하루 만에 “논평을 내는 촉박한 과정에서 발생한 착오였다. 더민주와 강 후보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강 후보는 대리인을 통해 새누리당 제주도당 상임선대위원장 5명 등 모두 17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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