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행세 ‘조건만남’ 사기…300명에게 1억 6천만 원 뜯어

인터넷에서 여성 행세를 하며 ‘조건 만남’을 하자고 남성들을 유혹한 뒤, 억대의 돈을 받아 챙긴 3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사기 피해 남성은 300명이 넘고 피해 금액은 1억6000만원에 이른다.

경기도 안산상록경찰서는 상습사기 혐의로 윤아무개(34)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윤씨는 2013년 2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채팅사이트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미모의 여성 사진과 함께 “조건 만남을 하자”는 글을 올려 남성 311명으로부터 1억6000여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는 사진을 보고 쪽지를 보내 온 남성들에게 선금 명목으로 10만원씩을 받은 뒤 연락을 끊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피해자들은 선금 말고도 착수금, 진행비 등을 요구하는 윤씨에게 4∼5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을 낸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는 여자인 척 하려고 자신의 아내와 5살, 6살 딸의 명의로 된 계좌를 범행에 사용했다. 윤씨는 또 같은 수법으로 범죄를 저지르다 붙잡혀 2012년 중순 출소한 뒤 다시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 남성들은 돈을 뜯기고도 성매매 혐의로 처벌받을 것을 우려해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산/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