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찰청 직위표
말단부서장 맨위, 청장은 바닥…“현장 우선”
울산경찰청이 현장 근무자인 지구대(옛 파출소) 대장을 맨 위에 두고 청장을 맨 아래에 두는 직위표를 짜 화제다.
울산경찰청이 최근 산하 4개 경찰서와 16개 지구대에 내려보낸 직위표엔 16개 지구대장 이름이 맨 위에 올라 있다. 그 아래에 각 경찰서의 계장(팀장)-과장-서장 이름이 위치해 있다. 기존 각 경찰서장 위에 위치하던 지방청 조직도 각 경찰서장 아래에 계장-과장-차장순으로 그려져 있으며, 치안감인 송인동 청장의 이름은 맨 밑에 배치돼 있다.
기존 직위표를 거꾸로 그려 놓은 이 직위표는 나무형태를 근간으로 청·차장과 지방청 과장, 경찰서장 등 지휘부가 ‘나무뿌리’, 지방청 계장과 경찰서 과장은 ‘줄기와 잎’, 치안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지구대장 및 사무소장, 팀장은 ‘꽃과 열매’를 의미한다.
이런 직위표를 만든 것은 올해 경찰 창설 60돌을 맞아 시민들한테 더욱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을 최일선에서 만나는 지구대 등 현장 근무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으면 ‘대시민 치안서비스 강화’ 다짐이 헛구호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직위표를 통해 직원들에게 사명감을 불어넣고 사기도 진작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남부경찰서 한 지구대 직원(경장)은 “새 직위표가 낯설고 어색하지만 직위표 말단에 위치하던 부서가 직위표 상단에 놓인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직위표를 볼 때마다 왠지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송 청장은 “치안 일선에서 시민 만족을 실천하는 사람들인 현장 근무자를 돕는 것이 상관의 구실”이라며 “시민한테 존경과 믿음, 사랑을 받는 부드럽고 따뜻한 경찰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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