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국제평화영화제 조직위원회가 19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영화제의 취지와 일정(4월23~26일) 등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해군기지 반대 단체와 연대 이유
시가 편향적 결정” 거센 비난
도의회도 “예술의전당 규정 개선”
1회 영화제 23~26일 강정마을서
시가 편향적 결정” 거센 비난
도의회도 “예술의전당 규정 개선”
1회 영화제 23~26일 강정마을서
제주 서귀포시가 정치성을 띤다는 이유로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관을 허가하지 않은 가운데 강정국제평화영화제(강정영화제)가 2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강정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강정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9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귀포시가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관 신청을 허용하지 않은 데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회견에는 강정영화제 양윤모 집행위원장(영화평론가)과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부지영 감독,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조약골 프로그래머는 “강정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서귀포시의 대관 불허 처분에 대한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서귀포시는 (영화제를) 제주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와 함께하고 ‘비무장 평화의 섬’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는 이유로 대관 불허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분노스럽고 수치스러운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소송 결정은 누구를 처벌하기 위한 게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됐고, 그 과정에서 법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고, 이에 따라 편향적 결정이 내려진 데 따른 것이다. 소송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 부분을 바로잡고, 잘못된 결정을 내린 서귀포예술의전당 관장과 서귀포시 공무원들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제1회 강정영화제는 23일 오후 6시 서귀포시 태평로 서귀포성당에서 개막작으로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업사이드 다운>(김동빈 감독)을 상영한다. 폐막작은 26일 오후 7시 강정마을 의례회관에서 미군기지 건설에 저항하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투쟁을 그린 <우리 승리하리라>(미카미 지에 감독)를 상영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10개국 34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평화포럼과 강정평화영화학교, 북콘서트 등 부대 행사와 바리장, 거리공연 등 기타 행사가 열린다. 비상업적 영화제로 다수의 시민 참여를 위해 상영작 모두 무료 상영한다.
한편 이날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위원장 안창남)는 강정영화제 대관 불허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해줘야 할 문화예술 활동을 행정기관의 자의적 판단으로 정치적 편향성이라고 규정한 것은 위헌이 될 수 있다”며 서귀포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광위는 이어 “서귀포시에 서귀포예술의전당 내부 운영규정을 개선하도록 하고, 필요시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도 강경식 의원(무소속)이 도정 질의를 통해 현을생 서귀포시장에게 “서귀포시가 ‘품격 높은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게 맞느냐. 대관 불허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도 되느냐”고 따졌다.
현 시장은 “실무진이 한 달 넘게 심도 있게 검토했다. 영화제 자체에 대해 논의한 게 아니라 공공시설물이니까 대관 여부를 놓고 논의했다. 영화제를 못 하게는 안 했다”고 해명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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