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산 금정구 부산학생교육원 안 한빛관에서 김석준 부산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빛학교’ 개교식이 열렸다. 한빛학교 제공
학업중단 위기 학생 위탁받아
교육뒤 소속 중학교로 돌려보내
교사들이 일대일로 학생 돌봐
교육뒤 소속 중학교로 돌려보내
교사들이 일대일로 학생 돌봐
부산에 사는 ㄱ(14·중2)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담배를 피웠고 머리를 빨갛게 염색하고 다녔다. 학교에 가기 싫어서 결석과 지각도 자주 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던 ㄱ양은 18일 대안교육시설로 옮겼다. ㄱ양의 담임교사는 “ㄱ양이 지각하지 않고 학교에 잘 다니며 즐거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ㄱ양이 현재 다니고 있는 대안교육시설은 한빛학교다. 부산의 첫번째 공립형 위탁 대안교육시설이다. 부산에는 현재 공립형 대안학교와 대안교육시설이 단 한 곳도 없다.
대안학교는 학생이 수업일수를 채우면 그 학교에서 졸업한다. 대안교육시설은 일반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위탁받아 일정 기간 교육한 뒤 소속 중학교로 다시 돌려보낸다.
한빛학교는 ‘배려와 사랑으로 함께 성장하는 행복 배움터’를 내걸고, 학교 부적응 또는 학업중단 위기에 놓인 중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학교 터 마련이 여의치 않아 부산 금정구 부산학생교육원 안에 자리잡고, 20일 김석준 부산교육감과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식을 열었다.
한빛학교는 학교 부적응 중학생을 많게는 45명까지 가르치는데 현재 1기생 12명이 18일부터 교육을 받고 있다. 담임교사 3명과 별도로 교사 12명이 학생 1명씩을 맡아 그들의 고민을 듣고 가정·학교생활 등을 돌보고 있다. 일반 학교에서 담임교사가 20~30여명의 학생을 돌보는 것과 비교된다.
학생들은 소속 중학교에 학적을 두고 8~15주 동안 교육을 받은 뒤 본인의 의사에 따라 소속 중학교로 돌아간다. 한빛학교는 2~3차례 더 모집을 해 2학기엔 45명까지 교육할 계획이다.
한빛학교는 학생들이 자신을 존중하고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교육 중점을 둔다. 줄세우기 주입식 수업이 아니라 스포츠·문화·치유·적응·진로체험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한다.
한빛학교 교직원은 20여명이다. 일반 학교에서 근무 중인 교사 등을 대상으로 공개모집을 했다. 교사 12명은 국어·영어·수학·사회·체육·원예·디자인을 가르치거나 진로진학상담·전문상담을 한다. 교육복지사 3명과 사회복지사 1명, 임상심리사 1명, 교육연구관(교장), 교육연구사(교감) 등도 있다.
임혜은 한빛학교 교사는 “학교 부적응 학생들은 결손가정인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 싶다. 아이들이 더 좋은 교육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대안학교로 빨리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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