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25일 경남 창원시청 앞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육군 39사단 터 토양오염 정화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환경운동연합, 창원시에 촉구
시공사의 3달전 환경평가 공개
3만㎡에 최고 깊이 12m 폐유 등
시 “분양 시작한 곳, 오염 안돼”
시공사의 3달전 환경평가 공개
3만㎡에 최고 깊이 12m 폐유 등
시 “분양 시작한 곳, 오염 안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경남 창원시 옛 육군 39사단 터의 토양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토양오염 정밀조사와 정화작업 등 후속조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아파트 분양이 이미 시작됐다.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은 25일 창원시청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에 “옛 육군 39사단 터에 대한 아파트 분양을 즉각 중단하고, 토양오염 정밀조사를 통해 오염토양 정화작업 등 후속조처를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마창진 환경연합은 이날 옛 육군 39사단 터에 건설될 아파트 단지의 시공을 맡은 특수목적법인 ㈜유니시티가 지난 1월18일 창원시 의창구에 제출한 ‘부지개발사업(중동/북면) 토양환경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유니시티의 의뢰로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환경보건기술연구원이 벌인 아파트 예정지 토양환경 조사 결과를 보면, 발암성 물질인 폐유(TPH)와 납·구리·아연·불소 등 중금속이 3만2685㎡에 걸쳐 2만7543㎥가량 흙과 뒤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된 흙의 깊이는 최고 12m에 이르렀다. 최고 오염농도는 흙 1㎏당 폐유는 2만9912㎎, 중금속은 3만2673㎎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의창구는 지난 1월23일 사업시행자인 창원시(부대협력과)에 정화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창원시는 오염토양 정화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난 12일 유니시티에 아파트 분양을 승인했고, 유니시티는 지난 22일 견본주택을 공개하며 아파트 공급 1차 물량인 2867가구 분양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임희자 마창진 환경연합 정책실장은 “현재 나와 있는 환경보건기술연구원 보고서는 유니시티의 과업지시에 맞춰 조사·작성된 부실한 것이다. 그럼에도 심각한 토양오염이 발견됐다. 만약 정밀 재조사를 한다면 토양오염 면적과 정도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도시정책국 담당자는 “오염된 곳은 개발예정지의 일부에 불과하다. 분양을 시작한 곳은 오염되지 않은 지역이며, 오염된 토양은 2018년 1월까지 정화할 계획이다. 환경단체가 문제 삼는 부분에 대해선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옛 육군 39사단 터는 통합 창원시의 한가운데 자리잡은 노른자위 땅으로, 의창구 중동 사단사령부 터 93만9691㎡, 의창구 북면 감계리 사단 사격장 터 21만4975㎡ 등 115만4666㎡에 이른다. 1955년부터 이곳에 주둔하던 39사단이 지난해 3월 경남 함안군으로 이전함에 따라, 창원시는 사령부 터에 6100가구, 사격장 터에 10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분양을 시작한 1차 물량 2867가구의 입주 시기는 2019년 6월로 예정돼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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