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치 않은 이유로 원장 재공모
기자출신 ㅈ아무개씨 내정설 퍼져
연구원 “더 좋은 후보자 찾으려”
기자출신 ㅈ아무개씨 내정설 퍼져
연구원 “더 좋은 후보자 찾으려”
‘낙하산 원장’ 채용과 각종 비리로 시끄러웠던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제3대 원장을 공모하면서 또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원장 공모에서 지원자가 많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재공모를 했고, 면접도 하기 전 내정설이 퍼졌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 후보자 추천위원회(위원장 박동준 이사장)는 26일 ㅈ(59)씨와 ㅂ(64)씨를 각각 1순위와 2순위 원장 후보자로 이사회(이사장 박동준)에 추천했다. 하지만 이미 지역 섬유·패션업계에서는 면접도 하지 전에 ‘누가 누구를 내정했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다
이 연구원은 앞서 4·13 총선을 한달 앞둔 지난달 16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제3대 원장을 공모했다. 10여명이 지원했고, 이들을 상대로 서류심사와 면접심사까지 했다. 하지만 연구원은 갑자기 10여명의 지원자를 모두 탈락시키고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재공모를 했다. 다시 13명이 지원을 했고,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통해 두 명의 후보자를 뽑아 이사회에 추천하게 됐다.
앞으로 이사회가 이 가운데 한 명을 원장 후보자로 선임하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최종 승인을 하게 된다. 이사회는 박동준 이사장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과 대구시 창조경제본부장,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 등 3명의 당연직 이사와 섬유·패션업계의 선임직 이사 14명 등이 들어가 있다. 원장 후보자 추천위원회도 이사장을 비롯해 당연직 이사 3명 등 모두 9명으로 꾸려져 있다.
연구원 쪽은 “채용 과정은 모두 비공개이며 지원자가 누구인지 등 어떤 것도 밝힐 수가 없다. 더 좋은 후보자를 찾기 위해 재공모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2010년 4월 산업기술혁신촉진법을 바탕으로 설립된 민간 전문 생산기술연구소다.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60억원, 대구시 40억원, 경북도 10억원 등 모두 115억원을 들여 대구 동구 봉무동 2545㎡ 터에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세워졌다. 직원은 60명이 넘는데 자생력이 낮아 해마다 산업통상자원부, 대구시, 경북도로부터 운영비와 사업비로 100억원가량 지원받고 있다.
우정구 초대 원장은 지역 일간 <매일신문> 편집국장 출신이고, 김충환 현 2대 원장은 대구시의회 부의장 출신이다. 대구시 공무원(사무관)의 딸을 부정채용하는 등 지금까지 각종 채용·입찰 비리가 끊이질 않았다. 다음달 20일 임기가 끝나는 김 원장도 몇달 전 말다툼을 하던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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