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총장 공백 장기화 상태
한국해양대는 총장 직무정지뒤
교수회 백기투항…간선 후보 올려
일부 16년만의 여소야대에 기대도
한국해양대는 총장 직무정지뒤
교수회 백기투항…간선 후보 올려
일부 16년만의 여소야대에 기대도
총장 간선제를 따르지 않으면 지원하던 재정을 삭감하겠다는 교육부의 으름장에도 불구하고 총장 직선제를 추진하던 부산의 국립대들이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
부산대는 지난해 11월 전국 38개 4년제 국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교수·직원·학생 등 구성원들이 직선투표를 벌여 전호환(58·조선해양공학과)·정윤식(61·통계학과) 교수를 임기 4년의 차기 총장 후보로 선출하고, 12월 교육부에 두 명의 후보 가운데 한 명의 총장 임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교육부 장관은 아직까지 대통령에게 총장 임명 결재안을 올리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대는 지난해 8월 고현철 국문학과 교수가 직선제 총장 사수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김기섭 당시 총장이 사퇴한 날로부터 아홉달째 안홍배 부총장이 총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한국해양대는 직선 총장을 선출하려다가 교육부의 으름장에 꼬리를 내렸다. 교수회가 교수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벌인 여론조사에서 직선 총장 선출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자 대학본부에 차기 총장을 직접투표로 뽑자고 요구했으나 박한일 당시 총장이 “간선제를 유지하지 않으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서 소외돼 학교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반대했다. 박 총장은 교수회와의 갈등이 계속되자 지난 1월 교육부에 스스로 직무정지를 요청했고 교육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교수회는 지난달 총회에서 투표를 벌여 평가단의 의견을 반영하는 간선제를 찬성했다. 교육부의 재정 불이익을 우려해 백기투항한 것이다. 교내외 추천 인사들로 꾸려진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25일 방광현 기계공학부 교수와 박한일 전 총장을 선출했다. 대학본부는 교육부에 간선제로 뽑힌 이들 두 명을 총장 임용 후보자로 추천할 계획이다.
일부에선 4·13 총선 결과 예상을 깨고 16년 만에 여소야대가 된 것에 기대를 걸기도 하지만 국립대 총장 직선 선출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는 양상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정치권의 변화가 직선 총장 임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잘 모르겠다. 교육부가 대학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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