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스트레이디 시절 박근혜 대통령과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청와대 잔디밭에 서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박 전 대통령 소재로 한 뮤지컬 <고독한 결단>(가칭) 제작 추진
구미시, “아직 구상 단계, 구체화된 것 없어” 일축
구미시, “아직 구상 단계, 구체화된 것 없어” 일축
박정희 대통령 체육관, 박정희 대통령 민족중흥관,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박정희 대통령 테마파크, 박정희 대통령 동상….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태어난 경북 구미에는 이런 것들이 만들어졌거나 만들어지고 있다. 구미시가 이번에는 28억원을 들여 박정희 전 대통령의 뮤지컬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27일 구미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구미시는 박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뮤지컬 <고독한 결단>(가칭)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지 100년째가 되는 내년 11월14일에 맞춰 구미문화예술회관에 뮤지컬을 올릴 계획이다. 구미시는 이후 이 뮤지컬 전국 순회 공연 계획도 갖고 있다. 구미시가 준비하는 박 전 대통령의 100주년 ‘탄신제’에는 뮤지컬 제작 비용을 포함해 모두 4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박 전 대통령은 1917년 11월14일 구미에서 태어나 1979년 10월26일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박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는 매년 구미 상모사곡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신제와 추도식을 열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해 탄신제와 추도식 비용으로 쓰라며 생가보존회에 각각 5000만원과 135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의 생가 주변에는 ‘박정희 대통령 민족중흥관’이 들어서 있다. 구미시가 58억원을 들여 지난 2013년에 만들었다. 국민 성금 6억원을 모아 만들어진 박 전 대통령의 동상도 있다. 구미시는 정부, 경북도와 함께 198억원을 들여 박 전 대통령 생가 옆 7만7000㎡의 터에 ‘박정희 대통령 생가주변 공원화사업’을 하고 있다. 또 871억원을 들여 박 전 대통령 생가 옆 25만㎡ 터에 ‘새마을운동 테마공원’도 만들고 있다. 구미시는 공사가 모두 끝나면 이 지역을 모두 ‘박정희 대통령 테마파크’로 묶어 관광에 활용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구미시는 이외에도 200억원을 들여 박 전 대통령 생가 근처에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도 만들 계획이다. 지난 2002년에는 구미시가 구미 광평동에 있던 구미실내체육관의 이름을 ‘박정희 체육관’으로 바꾸었다. 구미에는 ‘박정희로’라는 도로명주소도 있다.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에 출마한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구미시를 아예 ‘박정희시’로 이름을 바꾸자”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11월14일 박 전 대통령 탄신제에 참석한 남유진 구미시장은 기념사를 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은 ‘반신반인’(반은 신, 반은 인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인혁 구미참여연대 사무국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우상화며 사업의 규모가 너무 커 구미시에 재정적 부담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업들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나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누구를 위해서 하는 사업들인지 의문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쪽은 “구미는 박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1969년 공단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부터 공업도시로 발전했다. 구미는 그런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이런 사업들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단 박 전 대통령의 뮤지컬은 아직 구상의 단계이지 아직 구체화된 것은 전혀 없다”라고 설명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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