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뒤 나빠졌던 조선과 왜의 평화 사절단 구실을 했던 조선통신사의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축제가 열린다.
부산문화재단은 6~8일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과 광복로 등에서 ‘2016년 조선통신사 축제’를 연다.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1592~1598년)이 끝나고 조선이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여년 동안 왜에 12차례 보냈던 외교 사절단이다. 사절단을 이끌었던 3사(정사·부사·종사관)를 중심으로 400~500명이 조선의 수도 한양(서울)을 출발해 부산~쓰시마(대마도)~일본의 수도 에도를 다녀왔다. 사절단은 왕복 3000여㎞를 6개월 이상 걷거나 배를 타고 다니면서 평화 정신을 알렸고 왜의 문인들과도 교류했다. 부산문화재단은 2002년부터 조선통신사를 재현하는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축제는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분위기를 띄우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7일 오후 6시 용두산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등재 기원 특별기획행사 ‘소울’(소통과 어울림)에선 조선통신사와 관련이 있는 한·일의 12개 도시 대표자 12명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몸짓(퍼포먼스)을 한다.
앞서 같은날 오후 2시30분~오후 6시엔 200~400여년 전의 조선통신사 평화 행렬을 재현한다. 한·일의 문화예술단체 회원들과 유네스코 관계자 등 1500여명이 평화의 행진을 하고 일본 기타큐슈의 가마축제인 ‘야마가사’와 한국 안동의 ‘차전’이 도로를 행진한다. 조선통신사의 책임자였던 3사 가운데 정사는 배우 박정철씨, 부책임자인 부사는 인종 21년(1643년) 종사관 신유의 후손인 신경식씨, 행렬을 기록하고 감찰했던 종사관은 조선통신사 학회 학술위원이자 부경대 사학과 교수인 박화진씨가 맡는다.
행사기간 용두산광장엔 조선통신사 체험관과 조선통신사의 활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상관 등이 운영되며 국제학술심포지엄, 뮤지컬 해신제를 재현한 ‘조선통신사를 잇다’, 전통공연 ‘조선통신사를 기억하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대회 등이 열린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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