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숨진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246명의 제적 처리를 놓고 유가족들이 학적 원상 회복을 요구하며 이틀째 밤샘 농성을 하는 등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제적 절차는 정당한 행정 행위였으나 유가족들과의 사전 교감이 없었다”며 거듭 사과하는 한편 학적 원상 복구를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4·16가족협의회는 10일 자체 회의를 연 뒤‘제적 처리 및 협약식에 관한 결정’이라는 자료를 내어 “학적 복원과 책임자 공개 사과를 받기 전까지 무기한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가했던 한 관계자는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살아 돌아오지 못한 자녀들을 학교가 일방적으로 제적 처리한 것이 황당할 뿐이다. 제적 절차 과정에서의 위법 사항을 검토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지난 9일 체결된 ‘4·16안전교육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서’는 인정하지만, 협약서에 따른 기억교실 이전 등의 세부적 협의는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9일 밤부터 단원고 본관 입구에서 밤샘 농성을 하고 있는 유가족들은 15일까지 농성을 이어가고,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기억교실로 옮겨 농성을 할 예정이다. 단원고는 지난 5일부터 16일까지 단기방학에 들어간 상태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도교육청 간부회의에서 ‘가족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교육부와 협의해 학적 복원 길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그러나 “단원고의 제적 처리는 부당한 행정 행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생존 학생들의 졸업 처리를 위해서라도 (사망 학생들의) 제적 처리가 불가피했다. 대신 (사망 학생들의) 생활기록부에 명예졸업을 부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지난 2월 어려움을 겪은 유가족에게 사망진단서를 내놓으라는 것이 오히려 더 몰인정한 행정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세월호특별법이 희생자를 전제로 제정된 점, 사망 학생을 학교가 직접 한 명 한 명 확인한 점을 근거로 명예학년으로 처리한 학교 성적관리위원회 회의록, 그리고 도교육청이 원칙적으로 사망 학생은 제적 처리하라고 한 것을 원용해 단원고가 내부 결제를 거쳐 (제적)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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