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귀족 펼침막
“당신이나 잘하세요”
26일로 예정된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가 민주노동당 정갑득 후보를 ‘노동귀족’이라고 적은 펼침막을 현대자동차 공장 앞에 내걸어 현대자동차 정규직·비정규직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윤 후보 쪽은 지난 21일부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과 구정문 앞에 “비정규직 합의한 노동귀족 뽑지 말고 고용안정 이룩할 희망 주는 일꾼 뽑자”라고 적은 펼침막을 내걸고 있다. 이는 정 후보가 2000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을 맡았을 때 회사 쪽과 전체 사원의 16.9% 안에서 비정규직 채용에 합의한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윤 후보 쪽이 박빙 판세의 선거전에서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방책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노조는 25일 “윤 후보는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1996년 근로자파견법을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시켜 비정규직 양산의 길을 열었던 과거를 망각한 채 현대차 조합원 4만3000여명을 노동귀족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며 “한나라당과 윤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비정규직 노조도 성명을 내어 “올해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이 파업할 때 단 한차례도 위로방문을 한 적이 없는 한나라당과 윤 후보가 이제와서 비정규직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조원들을 이간시켜 반사이득을 누리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비난했다. 송주석 민주노동당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선거 때 득표를 위해서는 가능한 수단을 다 동원한다지만 상대 후보를 헐뜯고 비방하는 치졸한 행위는 공명선거 정착을 위해 해서는 안될 행위이며 주민을 정치 하등생으로 취급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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