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녹산공단 노동자 182명 조사
토요일에도 평균 6.8시간 일해
42% “현재 임금으론 생활 어려워”
토요일에도 평균 6.8시간 일해
42% “현재 임금으론 생활 어려워”
중소업체들이 몰려 있는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 노동자들이 생활임금이 부족해 토요일에도 6시간 넘게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업체 노동자들에게 주5일 근무가 그림의 떡인 셈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녹산희망찾기는 18일 “지난 3월14일~4월30일 녹산공단 입주업체들의 식당을 방문해 일대일 면접방식의 임금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에 응한 노동자 182명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0.29시간이었고 토요일에 평균 6.8시간 일했다”고 밝혔다.
이들 노동자가 받는 월평균 임금은 229만9490원인데 지난해 통계청의 전국 임금노동자 월평균 임금 326만8855원의 70.3% 수준이다. 토요일 근무와 주중 연장근무를 하지 않으면 월평균 임금이 전국 임금노동자 월평균 임금의 52%밖에 안 되는 170만원(기본급)을 받는 데 그친다.
응답자들의 42.5%는 현재 임금으로는 생활이 힘들다고 응답했고 53.8%는 생활할 수 있다, 3.5%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응답자들의 평균 근속(근무연수)은 5년에 불과했고 평균 나이는 47살이었다. 저임금 등 노동조건이 나쁘다 보니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으며 20~30대 노동자들이 녹산공단에 취업하지 않아 공장이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응답자들의 26%는 이전보다 노동조건이 더 나빠졌다고 대답했다. 나빠진 노동조건은 취업규칙 변경 및 노동조건 악화(41.3%), 기본급 및 각종 수당 차등 지급(10.8%), 장기근속자 임금 삭감(8.7%), 실적평가에 따른 징계요건 강화(8.7%), 각종 수당 삭감(4.3%) 등의 차례였다.
응답자들의 98%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없다고 대답했다. 또 시급제 노동자의 36%, 일당제 노동자의 95%는 사업주가 매주 하루 휴일을 주지 않으면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유급휴일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노동자들이 희망하는 임금은 수당을 포함해 월 286만원이고, 법정 최저임금은 89.5%가 올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중소 공단 노동자들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원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 또 정부는 추진 중인 ‘노동개혁’을 즉각 중단하고 사업주의 불법행위를 조사하는 특별근로감독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단공단 입주업체는 1400여곳이며 노동자 3만여명이 일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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