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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인 장면 찍힌 시시티브이 확보하고도 확인 않은 채 단순변사 처리

등록 2016-05-24 18:12

경찰이 80대 할머니가 이웃 남성에게 살해당한 사건 현장에서 폐회로텔레비전(시시티브이) 화면을 확보하고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단순 변사(자연사) 처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시시티브이에는 끔찍한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지난 21일 충북 증평군 증평읍의 한 마을에 사는 ㅈ(81)씨가 방안에 숨져 있는 것을 아들 ㄱ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주검은 이불에 쌓여 있었고,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괴산경찰서는 ㅈ씨가 평소 고혈압·천식 등 지병이 있었다는 유족의 말과 병사로 보인다는 소견을 담은 병원의 사체 검안서 등을 근거로 단순 변사 사건으로 마무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ㅈ씨의 집 처마에 설치돼 마당, 헛간 등이 보이는 시시티브이 메모리 카드를 확보했지만, 이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유족에게 돌려줬다. 시시티브이는 ㅈ씨의 아들 ㄱ씨가 텃밭의 농산물 절도를 막고, 어머니의 거동 등을 살피려고 설치해 놓은 것이었다. 유족들은 경찰의 판단을 믿고 지난 23일 장례를 치렀다.

하지만 아들 ㄱ씨는 장례 뒤 어머니의 정확한 사망 시점을 확인하려고 시시티브이를 확인하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이웃 신아무개(58)씨가 헛간에서 어머니를 추행하고 목 졸라 숨지게 하는 장면 등이 그대로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신씨는 숨진 ㅈ씨를 다시 방안으로 옮기는 치밀함도 보였다.

아들 ㄱ씨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허겁지겁 같은 마을에 사는 신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붙잡아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변재철 충북지방경찰청 강력계장은 “당시 사체의 부패 정도가 심한 데다 의사가 검안에서 병사 의견을 내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한 듯하다. 하지만 확보한 시시티브이 화면을 보지 않고 서둘러 변사 사건으로 종결하려한 것은 분명 미숙한 처리였다. 사건을 마무리한 뒤 처리 과정 등을 꼼꼼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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