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초대 민간 조직위원장
“성장통을 계기로 더 품질 좋은 영화제를 만들겠습니다.” 24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임시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초대 민간 조직위원장’으로 추대된 김동호(79)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명예 집행위원장은 “지난 20년 동안 무에서 유를 창출한 우리의 내공과 저력을 살려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영광을 되찾는 데 주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과 강수연 현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처음 제의를 받고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책임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다섯달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파행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든 영화제를 정상적으로 치러야겠다”는 생각에 수락했다.
그는 우선 “영화제 불참을 선언한 서울의 영화단체 9곳과 부산의 시민사회단체를 만나서 설득하겠다. 세계 영화인들에게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상적으로 열린다는 것을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또 “실망한 후원자들의 마음을 돌려 예전 수준의 지원을 약속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11억원에 불과한 후원금을 예년의 30억원대로 회복시키겠다는 것이다.
“감사원의 지적사항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는 20년 동안 지속된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시대 율곡 이이가 선조에게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 수성을 하려면 경장(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예로 들면서 “영화제 수성을 위해 혁신의 성장통을 겼었다. 조직과 운영을 혁신하고 새로운 20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영화제의 독립성을 지키는 것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원을 받지만 간섭을 배제한다는 원칙을 지켜내 정체성을 선명히 하겠다. … 더 내실 있고 수준 높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만드는 것이 독립성을 지켜내고 유지하는 것이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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