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첫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남성 알코올 의존장애 전국 최고
여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많아
남성 알코올 의존장애 전국 최고
여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많아
제주도 내 성인 남자들은 술, 여성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제주도가 도민의 정신질환 예방, 정신질환자의 의료와 사회 복귀에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제주도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에 맡겨 처음 실시한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 나타났다.
26일 제주도가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알코올 사용장애(알코올 의존) 유병률은 7.2%로 전국 평균(5.3%, 2011년 조사)에 견줘 높았다. 알코올 사용장애는 과도한 양의 알코올을 섭취해 의존증이나 내성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남성은 13.2%(전국 평균 7.6%)로 높게 나타나 이에 대한 예방과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2.0%로 전국 평균(3.1%)보다 낮았다. 남성은 연령이 많아질수록 알코올 사용장애가 증가한 반면, 여성은 연령 증가에 따른 유병률의 증가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혼이나 사별한 여성의 알코올 사용장애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유병률은 3.8%(남성 2.7%, 여성 4.7%)로 전국 평균 1.6%(남성 0.1%, 여성 2.1%)보다 높게 나타나 외상후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과 치료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우울장애 유병률은 전국(6.7%)보다 낮은 2.7%로, 남성(1.5%)보다 여성(3.7%)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과 노인은 우울증과 자살 위험성이 높아 예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쪽은 밝혔다.
자살 관련 행동조사에서는 평생 유병률의 경우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자살사고 9.6%(전국 평균 15.6%), 자살계획 1.2%(3.3%), 자살시도 0.9%(3.2%)로 나타났으며, 1년간 자살사고는 2.7%(3.7%), 자살계획 0.3%(0.7%), 자살시도 0.1%(0.3%) 등으로 나타나 전국 조사치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남성의 알코올 사용장애가 전국 조사와 비교해 높은 반면, 주요 우울장애와 자살행동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낮게 나타났고, 2011년 전국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보다도 매우 낮았다”고 말했다. 오종수 제주도 보건위생과장은 “전국적으로는 5년에 한 번 실시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사해 전국 평균치와 비교하고, 자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2001년부터 5년마다 전국 정신질환실태를 조사하지만, 제주도는 인구수가 적어 표본 추출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사는 만 18~74살 도민 9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12월 실시됐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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