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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돈만 먹고 문닫는 ‘경기 영어마을’

등록 2016-05-31 19:51수정 2016-05-31 22:34

2006년 4월 경기 파주시 탄현면 27만여㎡에 문을 연 파주영어마을에서 일일 영어체험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지난해 일일 영어체험을 하러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19만2656명인 반면, 정규과정은 2만9948명으로 하루 82명꼴이었다. 경기도 제공
2006년 4월 경기 파주시 탄현면 27만여㎡에 문을 연 파주영어마을에서 일일 영어체험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지난해 일일 영어체험을 하러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19만2656명인 반면, 정규과정은 2만9948명으로 하루 82명꼴이었다. 경기도 제공
1700여억원 들였지만 수백억 적자
안산 4년전 폐업…파주는 기관변경
양평 영어마을 올해 말 결정날듯
국내 영어마을 돌풍을 불러온 ‘경기영어마을’이 폐업 수순에 들어갔다. 12년 동안 누적된 운영 적자와 온라인 등 영어 교육환경의 변화를 견뎌내지 못한 까닭이다.

지난 28일에 경기도와 교육부 등 4개 기관이 파주영어마을을 창의적인 인재양성 기관으로 바꾸는 협약식을 맺었다. 경기도는 “당장 영어마을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남경필 지사는 “(영어마을) 폐지가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권미나 의원(새누리당·용인4)이 경영합리화 대상이 된 경기영어마을 통폐합 여부를 묻자 남경필 경기지사는 “공공의 영역에서 영어교육을 위해 이렇게 커다란 기관을 운영하는 게 이 시대에 맞는 일인가”라고 되묻고 “저는 아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경기영어마을은 2002년 당시 신한국당 소속이던 손학규 경기지사의 대표적인 공약이었다. 경기도는 2004년 85억여원을 들여 캠프형으로 안산영어마을이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2006년 4월 990억여원을 들여 27만8000여㎡ 규모의 파주영어마을, 2006년 4월 676억여원을 들여 양평영어마을의 문을 열었다.

외국에 가지 않고도 영어마을에 단기간 머물며 체험형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국적으로 영어마을 22곳이 조성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초기엔 영어마을 예약을 해도 몇주 동안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이런 인기에 고무된 경기도는 당시 ‘영어를 제2 공용어로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정도였다.

하지만 10년 앞도 못 내다본 영어마을정책은 이후 경기도의 ‘계륵’이 됐다. 2012년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가 개원한 지 8년 만에 개원 첫해 118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 끝에 문을 닫았다. 2008년 문을 열면서 에스디에이(SDA)삼육학원에 위탁된 양평영어마을은 위탁기간 종료일인 12월2일 이후 운명이 결정된다.

왜 이렇게 됐을까? 경기도 관계자는 “온라인 사교육을 통해 충분히 영어교육이 가능한 상태에서 굳이 영어 체험 교육을 해야 할 중요성이 약화됐고 이제는 미래의 창의지성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지만 적자가 주된 이유였다.

경기도가 영어마을 3곳 조성에 쓴 돈은 1751억원이다. 경기도는 파주영어마을 한 곳에서만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4억원에서 63억원 등 219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를 메우기 위해 254억원을 낼 만큼 재정부담도 컸다.

경기도의회 박옥분 의원(더민주·비례대표)은 “경기도가 지자체 교육 수요와 효과, 재정 여건은 무시한 채 2천억원 안팎의 돈을 영어마을에 쏟아놓고 자화자찬하다가도 정작 정책이 실패하면 책임지는 사람도 없이 두루뭉술 넘어가기 급급하다”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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