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기구, 기부금 난민 어린이 음식 제공 위해 나서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기부도 쉬워졌다.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는 기부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인 ‘셰어 더 밀’(Share the Meal)이 라마단 기간을 맞아 아랍어 판으로도 출시됐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셰어 더 밀’은 터치 한 번으로 일정 금액을 기부할 수 있는 앱이다. 한 번 터치할 때마다 최소 50센트씩 기부할 수 있는데, 앱과 연동되어 있는 계좌나 신용카드, 혹은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을 통해 기부가 가능하다. 영문판과 독일어판로 제작된 셰어 더 밀은 지난해 11월 출시됐는데, 그간 약 50만명의 사용자들이 앱을 통해 기부를 했고 이를 통해 전 세계 아이들에게 550만 끼니가 제공됐다고 세계식량기구가 전했다.
셰어 더 밀을 제작한 세바스티안 스트리커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앱에서 언어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라마단 기간을 맞아 아랍어 판을 출시한 것은 실용적인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무슬림들은 라마단 시기에 이슬람교의 5대 의무 중 하나인 자카트를 한다”고 했다. 무슬림들이 자카트로 기부한 돈은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나 고아 등을 위한 자선 활동에 쓰인다. 레바논의 모하마드 알와디 최고이슬람위원회 위원도 “무슬림들에게 자카트는 신이 명령한 것을 따르는 일”이라며 “라마단은 신에게 기도를 하고, 선한 일을 하며, 타인을 돕는 한 달의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식량기구는 앱을 통해 모인 기부금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시리아 난민 중 3~4살 사이의 어린이 1400여명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데에 쓰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레바논에 공식적으로 등록되어 있는 시리아 난민은 100만여명 정도인데, 세계식량기구는 실제로 그보다 많은 150만명 정도가 레바논에서 난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레바논은 전 세계에서 인구 1인당 가장 많은 시리아 난민이 있는 곳이다. 스트리커는 “확실한 필요가 있는 곳을 돕길 원하며, 앱을 통해 기부된 돈이 제대로 쓰이길 원한다”며 기부금의 지원 대상으로 레바논 내의 시리아 난민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스트리커는 기근 없는 세계가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만성적인 기근과 폭력, 자연재해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사람들이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 이 앱은 디지털 분야의 국제적 권위를 자랑하는 2016 웨비 어워드에서 ‘피플즈 보이스 부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셰어 더 밀’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기부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셰어 더 밀’(Share the M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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