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책읽는 가게 17호점인 전주 아트플라워에서 주인 이성희씨가 책을 정리하고 있다.
동네가게의 좁은 공간에서 독서를 할 수 있는 ‘우리동네 책읽는 가게’ 조성사업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사업은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접하는 동네가게의 모퉁이 공간에 책을 비치해 점포를 찾은 고객들이 자투리 틈새 시간을 이용해 잠시 책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웃 주민간에 소통을 위한 사랑방 구실도 한다.
2014년 꾸려진 ‘전주비전포럼’이 주관하는 이 사업은 지난해 3월 전주시 온두레 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회원 26명이 힘을 합해 좋은 일을 추진해 보자는 뜻으로 지원했다. 올해도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원금을 받아 도서 360여권을 구입했다. 첫해인 지난해 23곳이 참여했다. 올해도 20곳에서 추가로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우리동네 책읽는 가게의 책들은 대부분 회원과 후원자들의 도서 기증으로 충당한다. 해당 점포마다 100~400권 가량의 책을 비치하고 있다. 확보한 책이 많지 않기 때문에 6개월에 한번 정도 점포마다 책을 서로 교환한다. 쉽게 보이지만 이 사업에는 생각보다 할 일이 많다. 처음에는 대부분의 점포가 참여를 거부해 설득하는데 시간을 많이 써야 했다.
17호점인 아트플라워 주인 이성희씨는 “어른들이 일부러 독서를 위해 도서관에 가기가 쉽지 않다. 주로 동네 아주머니들이 와서 책을 보는데,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 것 보다는 짧은 시간을 활용해 책을 접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민 이수헌(52)씨는 “좁은 공간이지만 책을 보고 차도 마시니까 좋다. 그냥 나오기가 염치 없어서 저금통에 찻값으로 돈을 넣을 때도있다”고 말했다.
16호점인 스마일지역아동센터 김성중 센터장은 “지역사회 활동을 하면서 우리동네 책읽는 가게를 알게 됐다. 많은 책을 구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도움을 받고 있다. 6개월에 한번씩 서로 교환하는데도 책이 다양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임현(57) 대표는 “이웃과 정답게 소통할 있는 공간 확보와 독서문화 형성을 위해 시작했다. 달라진 환경으로 인해 ‘손님이 많이 늘었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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