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변의 모래가 방파제 건설 등 해안 개발로 계속 유실되고 있다. 사진은 해마다 모래 유실로 서해바다의 모래를 가져와 정비사업을 하고 있는 이호테우해변의 모습이다.
방파제·해안도로 건설 등 개발탓
주요 해변 11곳 중 7곳 ‘우려’ 등급
해마다 방사제 설치 등 비용 막대
도 “황우치해변 4년간 165억 들여”
주요 해변 11곳 중 7곳 ‘우려’ 등급
해마다 방사제 설치 등 비용 막대
도 “황우치해변 4년간 165억 들여”
방파제와 해안도로 건설 등 개발사업으로 모래가 유실되는 등 제주도 내 해안 침식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제주시는 도내 해수욕장 가운데 27일 가장 먼저 개장하는 이호테우해변 개장을 앞두고 파도에 쓸려나간 모래를 보충하기 위해 지난달 하순 서해에서 끌어올린 모래 1000㎥가량을 투입했다.
이호테우해변에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3년여간 6400㎥ 정도의 서해바다 모래를 들여와 정비작업을 하고 있으나, 해마다 바람과 파도에 휩쓸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호테우해변의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1994년부터 2000년대 초까지 해변 동쪽에 300여m의 방사제를 시설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반질반질하면서도 모가 나지 않은 몽돌로 유명한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 해안도 이호동 현사마을~외도동 외도교를 연결하는 해안도로 개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해안 환경이 훼손되고 있다. 알작지 해안은 길이 300m, 너비 20m로, 도내에서 유일하게 몽돌로 이뤄진 곳이지만, 호안석축 설치와 해안도로 개설 등으로 몽돌이 유실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성이 인정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시 우도의 홍조단괴 해빈(해안선을 따라 해파와 연안류가 모래나 자갈을 쌓아 올려서 만들어 놓은 퇴적지대) 면적도 1979년 10월과 2013년 8월 사이 1만8318㎡에서 30.3%가 줄어든 1만2765㎡로 조사된 바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황우치해변도 해마다 모래 유실로 제 모습을 잃어버리고 있다. 황우치해변은 16만여㎡의 검은 모래사장이 형성돼 인근 용머리해안, 산방산 등과 조화를 이뤄 빼어난 경관을 자랑했다. 그러나 2000년대 화순항에 길이 1㎞의 방파제가 들어서면서 조류의 흐름이 바뀌어 모래가 유실되면서 바위가 지표면에 노출되고 소나무 군락지가 뿌리를 드러내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말 도내 주요 해변 11곳에 대한 연안 침식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제주시 이호, 협재, 서귀포시 신양, 표선해변 등 7곳이 ‘우려’에 해당하는 C등급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 관계자는 “각종 해안 공사 등의 영향으로 해안 침식이 발생하고 있다. 해마다 예산을 들여 정비작업을 하고 있다. 황우치해변에선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2014년 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165억원을 들여 수중 방파제 성격인 잠제를 설치하는 등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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