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최근 한라산 백록담 일대의 희귀식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이자, 우리나라에서는 백록담 일대에서만 자생하는 돌매화나무의 대규모 자생지를 발견했다. 세계유산·한라산연구소 제공
우리나라에서 한라산 백록담 주변에만 자생하는 돌매화나무의 대규모 자생지가 확인됐다. 돌매화나무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이다.
제주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의 하나로 한라산 백록담 일대의 희귀식물을 조사하다 최근 백록담 부근에서 돌매화나무의 대규모 자생지를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발견된 자생지는 백록담 바깥쪽 절벽 바위의 비탈면에 위치하며 한곳에 모두 253그루가 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져, 지금까지 알려진 자생지 가운데 최대 규모로 확인됐다. 지금까지는 백록담 화구 안쪽 4~5곳에 모두 합쳐 250여그루가 발견된 바 있다.
돌매화나무는 키가 6~7㎝ 정도 밖에 자라지 않고 옆으로 자라는 특성이 있다. 이번 발견된 돌매화나무는 너비 0.5㎝의 작은 것에서부터 1m 정도에 이르는 것까지 나타났으며, 다양한 수령의 개체가 골고루 분포하는 등 안정적으로 성장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군락의 생장 상태도 양호하고 한곳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등 공간적 분포의 특이성을 보이고 있어, 한라산 돌매화나무 개체군의 생리·생태학적 연구의 최적지로 판단된다. 러시아 사할린과 그린랜드 등에서 자라는 돌매화나무는 한반도에서는 백록담에만 자생하며, 동전 크기 정도로 성장하기까지 10년 이상 걸린다.
연구원 쪽은 조사팀이 찾아낸 돌매화나무의 자생지는 백록담 화구 안쪽에 12곳, 바깥쪽에 12곳 등 모두 24곳 553그루에 이르며 앞으로 추가 조사를 통해 백록담 일대의 분포지를 명확히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문명옥 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박사는 “한라산 1800m 이상 고산지대는 돌매화나무의 남방한계선이다. 바위에 착 달라붙어 옆으로 자라는 특성을 지닌 돌매화나무의 대규모 자생지 발견은 성장과 소멸을 관찰, 연구할 수 있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