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17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11일째 단식농성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을 방문해 격려하고 있다. 이 시장은 김종인 대표 설득에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했다. 2016.6.17. 연합뉴스
김종인 대표 농성장 찾아 “당에서 책임지고 해결”
이 시장 “지방자치 사활 걸린 문제…당 믿고 중단”
이 시장 “지방자치 사활 걸린 문제…당 믿고 중단”
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에 반발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이 농성을 풀었다. 단식 농성을 시작한 지 꼭 열흘 만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오전 9시30분께 광화문 농성장을 찾아 이 시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행정자치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재정 개편안의 문제점을 충분히 알았다. 이제 당에서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할테니 당을 믿고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시장은 “바쁘신데도 두 번씩이나 방문해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지방자치의 사활이 걸린 만큼 당에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 이제 당을 믿고 단식농성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가 지난 8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 농성장을 찾아 이 시장을 설득함에 따라, 이 시장은 오전 천막 단식농성을 끝냈다.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이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구급차를 이용해 성남시 관내 한 의료기관에 입원했다.
앞서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전행정위원회 위원 9명은 단식농성장을 찾아 이 시장에게 “이제 당이 나서서 막겠다”며 단식을 멈추라고 요청했다. 박남춘 안행위 더민주당 간사는 “여기 오기 전 행정자치부 장관으로부터 안행위와 충분히 상의해서 (입법예고를) 진행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시장은 “이제 당에서 상임위도 구성되고 안행위 전원이 방문해 말씀하시니까 저도 단식 중단 여부에 대해서 충분히 숙고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이날 “지방재정 개편안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정부 예속단체화 시도의 연장선이다. 해결 방법은 응급조치로 정부가 빼앗아 갔다고 인정하는 4조7천억원을 돌려주고 자치단체 간 형평성이 문제가 된다면 그걸 돌려줄 때 형평성 있게 돌려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등 서울시 구청장 6명도 같은 날 이 시장을 만나 “오기 전 우상호 원내대표를 만나 지방재정 개악안은 지방재정 문제의 옳은 해법이 아니니 근원적 해결을 위해 당이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 원내대표가 ‘당이 지방재원 확충에 대한 국회 지방재정특위를 구성해 근본적인 지방재정 불균형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며 단식농성 중단을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부터 단식 농성을 벌인 이 시장은 16일부터 기력이 몹시 쇠약해져 천막에 누워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한편, 이 시장과 같은 입장인 염태영 경기도 수원시장은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의 지방재정개편과 관련된 끝장토론 제의를 전격 수용했다.
김 차관은 지난 1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재정개혁에 정치논리는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 6개 불교부단체 기초자치단체장들과 끝장토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염 시장은 16일 오후 9시44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차관의 끝장토론 제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김 차관에게 “지방재정 개편과 관련해 국민들께서 궁금해 한다. 국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방송사와 협의해 공중파 생방송 1대 1 맞장토론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 공정한 토론의 결과, 국민들께서 누구의 의견이 더 설득력이 있고,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 중지가 모아진다면 이를 서로가 겸허하게 수용할 것을 함께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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