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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60대 여성 석달전 전 남편 숨진 곳에서 숨진채 발견

등록 2016-06-17 21:29수정 2016-06-17 21:29

휴대전화에 전 남편을 그리는 짧은 글 남겨

이혼한 부부가 석달 사이 같은 장소에서 숨진채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충북 진천경찰서는 17일 오전 10시께 진천군 초평면 한 빈터에 방치된 차량 안에서 정아무개(63)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의 주검은 진천군의 요청으로 방치된 차량을 폐차하려던 폐차장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정씨의 휴대전화에선 석달 전인 지난 3월13일 이 곳에 있던 차량 안에서 숨진 전 남편 김아무개(46)씨한테 보내는 짧은 글도 함께 나왔다. “ㅇㅇㅇ씨 당신 없는 세상 힘들다. 당신 없이 나 혼자 어떻게 하라고. 나도 당신한테 갈께….” 경찰은 짧은 메시지였지만 정씨의 심경을 드러낸 유서 형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석달 사이 잇따라 같은 곳에서 숨진 정씨와 김씨는 지난 2008년 결혼했다가 지난 2013년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많은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 한 둘은 택배일 등을 하며 어렵게 살아오다 생활고 등의 문제로 헤어진 뒤에도 서로 왕래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변에선 김씨가 숨진 뒤 정씨는 사글세도 밀리는 등 어렵게 생활하다 김씨를 많이 그리워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 차량은 석달 전 정씨의 전 남편 김씨도 숨진 곳이어서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찰은 당시 차량안에서 연탄재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씨의 유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진술을 했다. 타살 혐의점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김씨와 정씨가 죽음의 장소로 택한 차량은 경찰이 김씨의 유족에게 치워달라고 했지만 유족이 차일피일 미루다 지금껏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가 지난 3일께 전 남편을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이 3일까지 있고, 이날 밤 정씨를 인적이 뜸한 차량까지 태워줬다는 택시 기사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기사는 김씨 부부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밝혔다. 이 택시기사는 경찰에서 “지난달에도 정씨가 김씨가 숨진 차량까지 태워달라고 해 함께 온 뒤 정씨가 김씨를 애도하는 뜻에서 차량 주변에 술을 뿌린 뒤 돌아갔다. 이날도 남편을 애도하려고 온 줄 알고 태워줬고 별 의심없이 돌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일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씨의 부검을 맡기고, 정씨의 주변 등을 대상으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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