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청, 2학기부터 우수학생 면학실 폐지
야간 자율학습 앞당겨 학생들 귀가 시간도 정상화
야간 자율학습 앞당겨 학생들 귀가 시간도 정상화
오는 9월 새학기부터 소수의 성적우수 학생들만 이용해온 면학실(자율학습 전용실)이 폐지되고 학생들의 귀가 시간도 1시간씩 앞당겨진다.
인천시교육청은 23일 일반고와 특목고 등의 면학실 입실 기준에서 성적을 제외하는 방안을 담은 ‘학습문화 개선 계획'을 수립해 각각 학교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각 학교는 2학기부터 성적차별 면학실을 운영하지 못한다.
면학실은 일반 교실과 달리 사설 독서실처럼 칸막이 책걸상, 개인 조명 등이 구비되어 있고, 일부 학교에선 개인 사물함까지 제공하며 야간·주말 자율학습 용도로 운영해 왔다.
면학실은 주로 성적이 좋은 학생만 이용이 허용되고 나머지 학생들은 교실에서 이용하도록 해 논란이 돼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8년 “차별인식을 조장하고 학생들에게 열등감과 소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등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적 행위”라며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2014년 인천 청소년 원탁토론회에서도 학생들은 “면학실은 성공한 소수, 일반 교실은 실패한 나머지들이란 느낌이 들게 만들어져 의욕을 떨어뜨린다”며 직접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교육청이 최근 일반계 및 특목고 학생 3만5577명이 참여한 온라인 조사에서 학교 절반 이상(51.6%)이 정기 및 모의고사 성적을, 21.5%는 성적 외 성실성 등을 면학실 입실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학실 운영 개선방향을 묻는 학생들 조사에선 개방형 독서실 45.9%, 희망자 추첨 31.5%, 성적+성실성 14.4%, 성적순 6.2%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시교육청은 또 ‘강제 야자’(강제적 야간 자기주도적 학습)을 폐지하고 정규수업 효율성 제고와 교사 및 학생 건강권 보장을 위해 야간학습을 앞당겨 학생들의 귀가시간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귀가시간은 일선 학교에서 토론과 협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현재 고등학교 귀가시간이 9시~10시로 돼 있다. 여기서 1시간 정도 앞당겨 귀가할 수 있도록 권고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3월 등교시간 정상화를 통해 7시40분~8시40분에서 8시40분~9시 사이로 늦췄다.
김동래 교육혁신과장은 “국가인권위 권고에도 불구하고 수십년 관행으로 굳어진 성적순 면학실이 희망자 추첨, 개방형 독서실 등의 형태로 변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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