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안에서 길고양이 새끼들이 잔혹하게 죽임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고양이 새끼들의 사체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해당 아파트 단지 ‘캣맘(길고양이를 돌보는 여성을 이르는 말)’의 발코니 앞 화단에 버려져 있었으며, 미관을 우려한 경비원에 의해 주변에 매장됐다.
24일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3일 오후 4시54분께 한 시민이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화단에 길고양이 새끼들의 사체가 버려져 있는 것을 아파트 주민이 신고했다. 발견 당시 고양이들은 목이 잘려 나가고 몸통이 심하게 난도질 당해 처참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죽은 고양이 새끼들과 어미를 지난 두 달간 돌봤다는 이 아파트 캣맘의 진술과, 그가 찍은 사체 사진 등을 바탕으로 누군가 고양이들을 죽이고 사체를 흉기 등으로 훼손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고양이 사체 훼손 경위 등에 대한 자문을 얻기 위해 이날 땅에 묻힌 사체를 꺼내 경북 김천시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보냈다.
경찰은 죽은 고양이들이 이 아파트 1층 캣맘이 사는 집 발코니 앞 화단에 버려져 있던 점 등을 들어 길고양이 문제로 갈등을 빚은 주민들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또 아파트 주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화면을 확보해 분석에 나섰다.
안양/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