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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은 정말 죽었을까?

등록 2016-06-28 19:05수정 2016-06-28 22:40

검찰, 23개월 재수사해 “조씨 사망했다” 밝혀…4년 전 경찰과 같은 결론
투자자 7만여명한테 5조715억원 끌어모아… 총 피해금액은 8400억원
8년 전 중국으로 밀항한 5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9·사진)씨는 살았을까, 죽었을까?

지난 2012년 5월 경찰은 조씨가 중국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조작설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검찰은 지난 2014년 7월 ‘조희팔 수사팀’을 꾸려 재수사를 시작했다. 23개월을 수사한 끝에 28일 검찰은 최종 수사 결과를 내놨다.

‘조희팔은 죽었다.’

조씨의 사망 소식이 처음 알려진 것은 4년 전인 지난 2012년 5월21일이었다. 당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희팔이 중국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조씨의 사망진단서, 응급진료기록부, 화장증, 장례식 동영상을 증거로 내놨다. 조씨의 죽음을 지켜봤거나 장례식을 치른 가족과 지인 등 14명도 모두 “조씨가 죽었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이 이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조씨의 사망 과정은 이랬다. 조씨는 지난 2011년 12월18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 한 호텔에서 여자친구 등 5명과 함께 저녁으로 중국식 샤브샤브를 먹었다. 이어 호텔 지하 가요주점에서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불렀다. 여자친구와 호텔방에 돌아온 조씨는 이날 밤 10시께 구토를 하며 쓰러졌다. 40분 뒤 응급구조차량이 도착해 조씨를 후송했다. 조씨는 다음날 새벽 0시15분께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조씨의 가족과 지인들은 조씨가 사망한 날 장례식을 치렀다. 이틀 뒤인 12월21일 조씨의 유골은 중국에서 화장됐다. 조씨의 가족들은 12월23일 화장한 유골을 국내로 들여왔다. 현재 조씨의 유골은 경북의 한 공원묘지에 안장돼있다. 하지만 다단계 사기 피해자들은 계속 조씨의 사망이 조작됐다고 주장했고, 중국에서 살아있는 조씨를 봤다는 사람까지 나왔다.

대구지검은 28일 오후 2시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 재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4년 전 경찰의 발표와 마찬가지로 “조씨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씨의 죽음을 지켜봤거나 장례식을 치른 가족과 지인 등 14명을 모두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 모두가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당시 상황을 묘사하면서 조씨의 사망을 직접 확인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라고 설명했다. 조씨의 사망을 목격한 2명에 대해서는 거짓말탐지기 검사까지 했는데, 조씨의 사망에 대해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나왔다.

검찰은 조씨를 치료했던 중국인 의사를 상대로도 조사를 했다. 그는 조씨의 사진을 보고 “내가 치료하다 사망한 환자”라는 진술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조씨의 장례식을 촬영한 동영상도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의 영상감정 결과 편집되지 않은 동영상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또 “조씨의 가족이 조씨의 사망 직후 채취해 가지고 있던 모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실제 조씨의 모발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조씨의 사망과 관련해 과학적인 증거를 확보하려고 조씨의 유골에 대한 유전자 감정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화장할 때의 높은 열로 염기서열이 사라지거나 훼손돼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와 서울대 법의학교실에도 문의한 결과 화장된 유골의 유전자(DNA) 감정은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검찰은 조씨가 사망했다고 보고 조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다.

이번 재수사를 통해 검찰은 조씨가 지난 2006년 6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약 2년 5개월 동안 여러 개의 다단계 업체를 운영하며 투자자 7만여명으로부터 5조715억원을 끌어모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 가운데 투자했다가 되돌려받지 못한 피해금액은 은 모두 8400억원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440만원을 투자하면 1주일 후부터 166일 동안 매일 3만5000원씩 모두 581만원을 지급하겠다”라며 투자자를 모았다. 조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2008년 12월10일 중국으로 밀항했다.

김주원 대구지검 1차장 검사는 “처음에 투자를 한 사람들은 투자한 돈을 돌려받았지만 조씨가 중국으로 밀항하기 몇 달 전 투자한 사람들은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검찰 발표에 대해 피해자들은 "정·관계 로비 등 비호세력은 아무것도 밝혀낸 것이 없는 부실수사다. 서둘러 사건을 덮기에만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사진 <한겨레>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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