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전 완공 당시의 경성역 준공도면이 7일 처음 공개됐다. 경성역 정면도(원본)와 경성정차장 본실 기타개축공사 준공도(원본), 경성역 청사진(복사본) 3점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특히 두 원본 도면들은 1940년대 발간된 <조선과 건축>이나 2011년 옛 서울역사 복원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도면들”이라고 밝혔다. 철도청에 근무하던 양병남(67·전북 전주)씨가 1989년 입수해 보관해오다 기증했다.
정면도(가로 83㎝, 세로 52.8㎝)는 100 대 1 축적도로, 1925년 9월20일 이종상씨에 의해 제도된 것으로 표기돼 있다. 경성정차장 본실 기타개축공사 준공도는 경성역의 후면과 우측면을 가로 96.2㎝, 세로 68.8㎝ 크로스지에 담고 있다. 경성역 청사진(가로 85.5㎝, 세로 79㎝)은 역사의 좌측면과 배면을 제도한 것이다.
경성역은 일본 시미즈건설이 시공하고, 남만주철도주식회사가 1925년 9월 완공했다. 설계자는 여전히 불확정 상태다. 서울역사박물관 쪽은 “도쿄대 쓰카모토 야스시 당시 건축학과 교수가 경성역 설계 입면도 2장을 남겼기 때문에 설계자라는 설이 있지만 의문점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도쿄역을 모사했다는 일설도 있으나, 1896년 지어진 스위스의 루체른역을 따라 지은 것으로 학계에선 보고 있다.
안창모 경기대 교수(건축설계학과)는 “준공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경성역 준공도면의 원본 문서를 찾을 수가 없었는데, 앞으로 경성역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남씨는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경성역 준공도면이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했다”고 밝혔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사진 서울역사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