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 뽑힌 김양희 의원.충북도의회 제공
김양희(61·새누리당·청주2) 의원이 충북도의회 사상 처음으로 여성 의장이 됐다. 김 의원은 7일 오후 열린 충북도의회 34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의장에 뽑혔다. 이날 오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의장 후보로 뽑힌 김 의원은 단독 출마해 31표 가운데 27표를 받아 10대 의회 후반기 의장에 선출됐다.
진통은 컸다. 김 의원은 전날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두 차례나 투표했지만 강현삼(58) 후보와 10대 10으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7일 오전 다시 열린 의원총회에서 그는 강 의원을 10대 9로 가까스로 눌렀다. 김 의원은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갈등·분열 모습이 비친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도의회가 도민들에게 사랑 받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의장 선거는 숱한 오점을 남겼다. 시민사회단체와 더불어민주당은 ‘교황선출방식’인 지금의 의장 선출 제도를 개선하라고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새누리당 소속 이언구 도의장까지 나서 후보등록-검증-공정 선출 등의 방안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 쪽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황선출방식은 누구나 출마할 수 있어 얼핏 정파를 초월한 민주적인 방법처럼 보이지만 다수당이 후보를 정하면 소수당은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승복해야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김 신임 의장과 강 후보 등 새누리당 후보들은 본회의보다 당 의원총회에 사활을 걸었다.
야당 쪽의 소득도 있었다. 여당이 극한 대립으로 분열하는 사이 ‘김인수 시프트’(이동)에 따른 야당의 존재감이 부각됐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더민주는 새누리당에 21대 10으로 참패했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이 도의회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면서 더민주는 의장·부의장(2명)은 물론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새누리당 단독으로 의안을 처리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줬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비민주적 당 운영 등을 비판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인수 의원이 지난달 22일 더민주에 입당하면서 새누리당의 3분의 2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수차례 10대 10 동점 상황에 이은 내홍·갈등을 가져온 새누리당 의장 후보 선출 과정 또한 김 의원의 이탈에서 비롯됐다.
김영주 더민주 의원은 “후반기에는 김인수 의원이 가세하면서 3분의 1을 확보해 부의장·상임위원장 등의 수 조정 등이 가능해졌다. 새누리당 독주를 견제하면서 건강한 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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