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공사 면세점 이전 문제, 정부와 직접 협의 뜻 밝혀
제주도 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의 면세점 이전을 놓고 국가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반대하면서 두 기관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지사가 “제이디시의 독점 인식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제이디시를 배제하고 면세점 이전 문제를 정부와 직접 협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원 지사는 11일 도청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이디시를 겨냥해 “면세점 운영이 배타적이고 독점적 권한이라는 인식은 한참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이 자꾸 ‘제주도와 제이디시가 충돌한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제가 평가할 때 제이디시 김한욱 이사장은 역대 이사장 가운데 가장 헌신적으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신 분이다. 김 이사장과 신뢰와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서귀포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관련 유원지 특례와 관련한 제주특별법 개정 당시 ‘찰떡 공조’를 했다”고 김 이사장을 평가했다.
그러나 원 지사는 “하지만 (김 이사장의) 임기 막판이 되니까 의사 표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지금은 제이디시 경영진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이사장 개인을 넘어서 제이디시 차원에서 과연 무엇을 위한 조직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이디시는 김 이사장의 3년 임기가 끝나 현재 신임 이사장을 공모하고 있다.
원 지사는 이어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제이디시에 면세점 사업이 주어졌던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면세점이) 제이디시의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권한이라는 인식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말했다. 특히 원 지사는 “시내 면세점 입지 부분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 등 관련 기관들 사이에서 논의가 되고, 구체적으로 어디로 갈 거냐는 부분에 대해서만 협의가 되는 걸로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과연 진실이 무엇이냐 하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러운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제이디시를 겨냥했다. 그는 “(면세점 이전과 관련해) 중앙부처와 청와대까지 충분히 문제제기하고 있는 상황으로, 정부와 도민사회 공론화를 통해 시간을 갖고 결정할 문제”라며 직접 정부와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제주관광공사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운영하고 있는 면세점을 이전하려 하자 제이디시는 이에 반대했고, 제주관광공사 쪽은 기자회견을 통해 제이디시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두 기관이 갈등을 빚고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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