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11일 ‘87년 노동자대투쟁 정신 계승, 1987명 울산노동자 선언’을 발표하고, 노동자·서민의 생존권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987년 7·8월 노동자대투쟁을 상징하는 1987명의 울산 노동자들이 정부와 조선업계의 노동개악 및 구조조정 중단, 재벌개혁을 촉구하며 20일 총파업 투쟁을 선언했다. 1987년 울산 노동자대투쟁의 중심이었던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노조는 13일 쟁의행위 결의를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일 예정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1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7년 노동자대투쟁 정신 계승, 1987명 울산노동자 선언’을 발표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중 노조는 이날 선언에서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이 대량해고 되고 있는 오늘 1987년 노동자대투쟁 정신을 계승해 노동자·서민의 생존권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강력한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다. 노동개악 분쇄, 재벌개혁을 위한 민주노총의 투쟁과 대량해고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고 있는 현대중 노조의 투쟁을 하나로 결집시켜 연대 공동투쟁을 힘차게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 노조는 회사 쪽과 구조조정 및 분사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마저 지지부진하자 지난달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고, 오는 13~15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쟁의행위를 결의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도 회사 쪽과 13차례 올해 임금교섭을 진행했으나 회사 쪽이 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6일 중앙노동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고, 13일 쟁의행위 결의를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인다.
1993년 ‘현총련(현대그룹노조총연맹) 공동투쟁’ 이후 지난 23년 동안 현대차와 현대중 두 노조가 동시에 파업을 벌인 일은 한 차례도 없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20일 금속노조 울산지부와 현대차지부,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현대중 노조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과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구조조정 중단, 재벌개혁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지역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날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친지 29년이 지났지만 ‘헬조선’과 ‘엔(N)포세대’ ‘흙수저’ 등 여전히 노동자와 서민의 현실은 근본적으로 변한 게 없다. 한국 민주화와 노동운동사의 새 장을 만들어낸 대투쟁 30주년이 되는 내년에 노동운동 메카 울산 노동운동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차별없는 세상, 노동존중 사회, 평등·평화·통일을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시민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날 선언에 참여한 1987명을 발기인으로 ‘노동자대투쟁 정신계승 3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글·사진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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