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금개구리·맹꽁이 생태공원 조성 예정지(사업 대상지). 오송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를 위한 협의회 제공
오송생명과학단지 등 산업단지가 들어설 충북 청주 오송에 금개구리와 맹꽁이 등이 서식하는 생태공원이 조성된다. 청주 산남동 아파트 단지에 들어선 두꺼비 생태공원에 이어 ‘제2의 생태공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송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를 위한 협의회’는 12일 오후 청주 두꺼비 생태공원에서 7차 전체회의를 열어 오송 생태공원 조성을 위한 최종 사업 추진 의결을 했다. 협의회에는 청주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충북개발공사, 두꺼비친구들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김종범 한국양서파충류학회장과 라남용 한국양서파충류연구소장 등 전문가들도 돕고 있다.
이날 의결은 내년부터 2019년까지 60여억원을 들여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연제리 623일원 4만9333.6㎡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종인 금개구리, 맹꽁이 등의 서식 공간을 중심으로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뼈대다. 이를 위해 청주시 20억원, 한국산업단지공단 13억원, 충북개발공사 7억원, 오송 역세권도시개발조합 10억원 등 관련 단체들이 50억원의 사업비를 내기로 했다. 오송 협의회는 이 사업을 환경부 자연환경마당 사업 공모에 지원했으며, 선정되면 환경부가 주는 사업비 10억원을 추가할 수 있게 된다.
생태공원 조성 예정지는 국가산업단지인 오송생명과학단지 북쪽으로 1㎞남짓 떨어진 곳이다. 애초 이곳은 2008년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준공되면서 청주시가 산업폐기물 매립 예정지로 정한 곳이었는데, 이후 꾸준히 금개구리와 맹꽁이 등의 서식이 관찰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해 환경단체 등의 조사에선 금개구리 40여개체, 맹꽁이 10여개체의 서식이 확인됐다. 또 두꺼비 460여개채가 조사돼 충북 최대 두꺼비 집단 산란지로 확인됐다. 지난해 이곳에서 5㎞남짓 떨어진 오송 바이오폴리스지구(오송 제2생명과학단지)에서도 금개구리(성체 69, 올챙이 70), 맹꽁이(성체 161, 올챙이 3850) 등이 발견됐다.
오송 협의회는 2003년 도시개발 당시 사업자·지자체·환경단체·시민 등이 함께 조성한 산남동 두꺼비 생태공원에 이어 제2의 생태공원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금개구리와 맹꽁이 등의 서식처를 복원하고, 생태 통로와 숲 생태계, 자연생태학습공간 등을 조성해 나갈 참이다. 또 두꺼비 생태공원~금개구리·맹꽁이 생태공원~천연기념물 공북리 음나무(305호), 연제리 모과나무(522호) 등을 연결하는 자연환경 생태 교육축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박완희 오송 협의회 총괄위원은 “개발 사업자, 지자체, 주민, 환경단체 등이 개발보다 멸종위기 생물 보전에 합의한 좋은 본보기다. 인간과 생물의 생명이 공존하는 생태 거점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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