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 비서실장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도의원 고발
최근 여영국 경남도의원을 상대로 ‘쓰레기’ ‘개가 짖어도’ 등 막말 논란을 일으킨 홍준표 경남지사가 14일 아침 “극히 일부 의원은 의원이라기보다 깜도 안되는 무뢰배에 가깝다”며 적극 대응하겠다고 페이스북에 써올렸다. 이날 홍 지사의 정장수 비서실장은 여 의원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홍 지사는 14일 아침 8시34분 페이스북에 “극히 일부 의원은 의원이라기보다 깜도 안되는 무뢰배에 가깝습니다. 더이상 이러한 무뢰배의 행동을 묵과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썼다. 홍 지사는 또 오전 10시49분 자신의 글에 “국회에도 그런 경우가 있지만 국회의원은 면책특권, 불체포특권이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방의원은 그런 특권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갑질횡포를 자행하는 무뢰배에 대해서는 앞으로 묵과하지 않고 적극 대응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2시33분 페이스북에 “의원답지 않은 쓰레기 같은 행동을 하는 의원에게 쓰레기라고 비유 하는 것은 막말이 아니고 참말입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고 하는 말은 YS(와이에스)와 문재인 전 의원이 한 말입니다. 그걸 인용했는데 그걸 또 막말이라고 하다니 참 어이가 없네요. 자기들은 하면 되고 남이 하면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참 편한 사고방식입니다”라고 또다시 글을 써올렸다.
인터넷 네이버 사전은 ‘무뢰배’를 “무뢰한의 무리”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무뢰한은 “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일정한 소속이나 직업이 없이 불량한 짓을 하며 돌아다니는 사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인터넷 다음 사전은 ‘무뢰배’를 “일정한 직업이 없이 나도는 불량한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도의원에게 무뢰배라고 표현하는 것은 또다시 막말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극히 일부 의원’을 무뢰배라고 표현한 이유에 대해, 홍 지사는 “의회의 본질적인 기능은 집행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의회구성원인 의원이 이 본질적인 기능을 도외시하고 집행부를 조롱하고 근거없이 비방하고 하는 일마다 음해로 일관한다면 그런 사람을 도민을 위한 의원으로 보기는 어렵지요. 지난 3년6개월동안 도정을 수행하면서 극소수 일부 야권의원들이 도의회를 폭력으로 점거하여 도의회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하는 일마다 비방과 음해로 일관하고 도청현관에 드러누워 농성하고 외부 좌파단체와 연계하여 불법시위를 일상화하고 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그것은 의원의 행동으로 봐줄 수가 없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장수 비서실장은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여 의원을 창원지검에 고발했다. 정 실장은 고발장에서 “집행부에 대한 도의회의 견제와 비판은 당연히 보호되고 존중되어야 하지만 이와는 무관하게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만을 위해 법과 상식의 범위를 벗어나 악의적으로 도지사의 인격을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대처가 불가피하다. 홍 지사 개인을 떠나 경남도민 전체에 피해가 가는 심각한 범죄행위이므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영국 도의원은 “이를 두고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하는가 보다. 홍 지사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열한 꼼수를 쓰고 있다. 도지사로서 자격이 없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여 의원은 지난 12일부터 홍 지사의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며 경남도의회 현관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도의회 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의회를 방문한 홍 지사는 “언제까지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미룰 겁니까. 본인이 단 한번이라도 책임져보세요”라는 여 의원 말에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게 아냐”라고 대꾸했다. 홍 지사는 또 의회에서 나오던 도중 여 의원이 “공무원들 도민들 그만 괴롭히고 사퇴하세요”라고 하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라고 말했다. 여 의원은 지난 13일 홍 지사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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