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단체교섭 지지부진에 구조조정 대응 성격
국내 자동차와 조선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19일부터 동시파업에 들어간다. 두 대형 사업장 노조의 동시파업은 1993년 현총련(현대그룹노조총연합) 공동투쟁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19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동시파업에 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이날 현대차지부는 1·2조 근무자별로 2시간씩 부분파업을 하고, 현대중 노조는 분사 문제로 회사 쪽과 갈등을 빚고 있는 지원부문부터 3시간 부분파업에 나선다.
민주노총이 전국 총파업 대회를 예고한 20일에는 현대차 1조 근무자와 현대중 모든 조합원이 4시간 파업을 하며,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태화강 둔치에서 여는 울산노동자대회에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대회 주요 구호는 ‘재벌개혁’ ‘조선업종 구조조정 분쇄’ ‘노동자 생존권 사수’ 등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현대자동차·중공업 조합원들의 적극 참가로 전체 집회 참가인원이 1만여명은 될 것이다. 1996년 말 노동법 개악 국회 날치기 통과 반대투쟁 이후 울산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동자대회 뒤 22일 현대차지부는 1조 6시간 파업, 2조 전면 파업, 현대중 노조는 7시간 파업으로 쟁의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두 노조의 파업은 모두 기본적으로 지난 5월부터 각각 회사 쪽과 벌여온 올해 단체교섭이 두 달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데 따른 합법적 단체행동이다. 교섭 진전에 따라 언제라도 풀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노동자 대량해고 및 실직과 정부의 노동계 압박정책에 맞서 노동계 전체를 대변하는 저항 성격도 띠고 있어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
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지역경제, 산업여건, 경영상황 등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판단해 노사 모두 극단적인 대결보다 대화를 통해 조속히 사태를 해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관계자는 “정부가 재벌의 경영 실패 책임은 외면한 채 면죄부를 주고, 재벌 사용자는 경영 실패 책임을 모두 노동자에게 떠넘기며 구조조정 명목의 대량해고로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하고 노조 자체까지 부정하는 행위를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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