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 간부들이 19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동시파업에 따른 공동기자회견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19일 동시파업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1·2조 근무조합원들은 이날 각각 낮과 밤 2시간씩 일손을 놓고 사업부별로 쟁의대책위 출범식을 연 뒤 일찍 퇴근하는 부분파업을 벌였다. 회사 쪽에 의해 분사 추진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 설비지원 부문 조합원들도 오후 3시간 일손을 멈추는 부분파업을 했다. 20일에는 현대차지부 1조 근무조합원과 현대중 노조 전체 조합원들이 4시간 파업하며,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울산노동자 총파업대회’에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두 노조는 이날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동시파업 배경에 대해 “현대차는 재벌개혁과 단체협상 결렬, 현대중은 구조조정 저지와 단체협상 불성실에 따른 파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일 임금 및 단체교섭 승리, 재벌개혁, 조선업종 구조조정 분쇄, 노동자 생존권 사수를 위한 총력·연대투쟁을 함께 결의할 것이다. 이후에도 파업투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대·동시파업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함께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두 노조의 동시파업과 공동기자회견은 1993년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 공동파업 이후 23년 만이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사는 각각 5월17일과 5월1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4차례와 19차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노조 쪽이 노동쟁의 조정절차를 거쳐 각각 지난 13일과 15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현대차지부는 “교섭 초반부터 회사 쪽이 임금동결·임금피크제 확대 등을 앞세워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 ‘자동차산업 미래발전위’ 구성, 정몽구·정의선 부자 주식배당금 20% 출연, 납품단가 보장 등 현대·기아차그룹 공동교섭 요구도 일방적으로 거부됐다”고 밝혔다. 현대중 노조는 “회사 쪽이 2014, 2015년 4조7896억원의 영업손실을 빌미로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내세우나 앞서 10년간 23조432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올 1분기 325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경영진이 채권은행에 제출한 3조5000억원의 경영개선 자구안은 현대오일뱅크 보유지분 일부만 처분해도 해결할 수 있고 일감도 확보된 상태여서 노동자들을 사지로 몰아넣을 만큼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대중 회사 쪽은 “이번 파업은 합법성 여부를 떠나 사회적 분위기와 회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감이다. 파업 주체·목적·방법 어느 하나라도 하자가 있으면 명백한 불법이며, 민·형사상 책임을 엄격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