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노인전문병원 해고 노동자들이 지난달 3일 아침 청주시청에서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손팻말·펼침막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날마다 오전·오후 2차례 청주시청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충북 옛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사태가 1년3개월여만에 마무리됐다. 청주시청 앞에서 445일째 천막 농성을 벌어온 이 병원 해고 노동자들은 농성을 접기로 했다.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위탁 운영자인 청주병원과 공공운수노조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분회는 25일 노조원 전원 순차적 복직 등 병원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6월 병원 파업·폐업 과정에서 해고된 노동자 60여명 가운데 지금껏 청주시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여온 노조원 23명은 모두 복직할 수 있게 됐다.
조원익 청주병원 행정원장은 “병원 정상화를 위해 노조 쪽과 협의한 끝에 노조가 요구한 고용 등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노조원 채용은 환자 수급 등 병원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옥자 노조 분회장은 “지금까지 노조원 23명의 이력서를 병원 쪽에 전달했으며, 병원은 상황에 따라 이들을 모두 고용할 때까지 이력서를 더 받지 않기로 했다. 천막농성장은 다음달 4일께 해단식과 함께 철거하고, 앞으로 병원 정상화를 위해 힘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병원 정상화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청주병원은 다음달 초까지 직원 채용을 마무리하고, 집기 설치, 보강공사 등을 거쳐 지난해 6월 폐원했던 병원을 다음달 말께 재개원할 참이다. 병원 이름도 청주시립요양병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조 행정원장은 “환자가 없기 때문에 직원 40명 안팎으로 개원을 한 뒤 조직·규모 등을 조금씩 늘려나갈 계획이다. 전 수탁자 쪽과 집기 인수인계 등의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8월말 개원 목표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노조와 함께 병원 정상화를 요구해온 시민단체도 환영 뜻을 보였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늦었지만 정상화의 길을 연 것을 환영한다. 새 병원은 시립병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공공성을 담보하는 서민병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시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례에 명시한 병원 운영위원회를 제대로 설치하고, 그동안 병원 파업, 폐업, 정상화 요구 과정에서 빚어진 마찰과 고소·고발 등 민·형사상 문제 또한 시가 책임지고 털고 가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청주시는 2009년 예산 157억여원을 들여 노인병원을 개원했지만 위탁 운영을 하던 ㅎ, ㅅ병원이 경영난 등을 이유로 잇따라 운영을 포기했다. 지난해 6월엔 ㅅ병원이 운영을 포기하면서 폐원돼 입원 환자 140여명이 주변 병원으로 분산 배치됐다. 시는 이후 3차례 위탁자 공모에 나섰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으며, 지난 5월 청주병원과 위탁 계약을 했다. 청주병원은 내과·신경정신과 등 4개과 270여 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 중견 병원이다.글·사진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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