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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어 안내문에 중국어 경고음까지…쓰레기 분리배출 낯선 외국인 대처법

등록 2016-07-31 16:52수정 2016-07-31 21:47

폐기물 종류마다 다른 배출방법 몰라 이웃과 갈등
왕십리2동, 중국·베트남·몽골·영어 안내문 집집마다 배포
유학생 많은 동대문구, 새학기 대학들 찾아 설명회
관광특구 중구, 투기 감지하면 중국·러시아어 경고음
서울 성동구 왕십리2동 주민센터 이재국 주무관(왼쪽)이 지난 7월27일 다문화카페 ‘이음터’를 방문해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다. 성동구 제공
서울 성동구 왕십리2동 주민센터 이재국 주무관(왼쪽)이 지난 7월27일 다문화카페 ‘이음터’를 방문해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다. 성동구 제공
“그동안 쓰레기를 버리면 이웃들이 화를 내는데, 어떻게 버려야할지 잘 몰라 고민했어요.” 지난 7월27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2동 다문화카페 ‘이음터’에 모여 있던 결혼이민여성들은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이 적힌 안내문을 받은 뒤 “이제 배출 방법을 알았으니 앞으로는 종류별로 잘 버리겠다”고 말했다.

이 안내문은 중국어·베트남어·몽골어·영어 등 4개 외국어로 쓰였다. 쓰레기 종량제가 드문 외국에서 온 데다 한국어가 서툰 이들은 일반쓰레기, 재활용품, 음식물쓰레기, 대형생활폐기물, 특수폐기물, 가전제품 등 종류도 많고 배출 방법과 시간·장소가 다른 것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본의 아니게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로 이웃과 갈등을 빚는 일도 적지 않았다. 이날 왕십리2동 주민센터 이재국 주무관은 이곳 뿐 아니라 다문화가정을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4개 외국어로 쓰인 안내문을 나눠줬다.

각 구청과 동주민센터가 쓰레기 분리배출·종량제가 낯선 외국인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결혼이민여성, 유학생 등 외국인 거주자들이 많아지면서 쓰레기 투기 문제로 민원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등록된 외국인 인구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7만3000명이고,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한해 1100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 대학이 많은 동대문구는 학기 초마다 새내기 유학생들을 위해 구청 직원들이 대학을 찾아가 쓰레기 분리배출 홍보 캠페인을 벌인다. 분리배출 방법과 재활용품 종류 등을 중국어와 영어로 설명한 안내판을 건물 입구 등에 세우고 이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은 동대문구 인구의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연계해 외국인을 위한 재활용 활성화 홍보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동대문구가 한국어·영어·중국어 3개 언어로 설명한 ‘우리 마을 쓰레기 버리는 방법’. 동대문구 제공
동대문구가 한국어·영어·중국어 3개 언어로 설명한 ‘우리 마을 쓰레기 버리는 방법’. 동대문구 제공
명동, 회현동 등 관광특구가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중구는 외국어로 쓰레기 무단투기 경고 방송을 하는 ‘스마트 경고판’을 7월 말 새로 설치했다.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달린 스마트 경고판은 무단투기하려는 사람이 접근하면 화면을 인식해 경고 음성을 자동으로 내보낸다. 지난해부터 75곳에 설치해 무단투기 단속에 효과를 보고 있지만 한국어로만 돼 있어 외국인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다.

이에 중구는 소공동 서소문로, 명동 중국대사관 후문, 장충동 원룸촌 등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7곳에 한국어에 이어 중국어로 ‘이곳에는 쓰레기를 버릴 수 없으니 되가져가 주십시오’라고 안내하는 경고판으로 교체했다. 중앙아시아 출신 외국인의 왕래가 많아 ‘중앙아시아 거리’로 불리는 광희동 마른내로에는 한국어, 중국어에 이어 러시아어 음성까지 나오는 경고판을 달았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관광객과 무단투기 단속을 요구하는 민원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외국인 거주자들이 쓰레기 종량제 수거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홍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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