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박경철 위원 “운영비까지 이용자몫…수익형 민자사업 탓”
시민 82% “운임 비싸”…광교시민, 개발부담금 내고도 고운임 ‘분통’
시민 82% “운임 비싸”…광교시민, 개발부담금 내고도 고운임 ‘분통’
하루 20여만명이 이용중인 신분당선(서울 강남∼수원 광교)의 이용 요금이 같은 목적지를 가려할 때 다른 대중교통보다 최대 1000원 가량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비뿐 아니라 운영비까지 이용객들에게 떠넘긴 정부의 민자철도사업의 특성 때문이다.
1일 경기연구원 휴먼교통연구실의 박경철 연구위원이 내놓은 <신분당선 요금, 논란과 대안>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전철에 적용되는 수도권 통합요금제나 신분당선의 경우 10㎞까지 1250원의 기본요금에 매 5㎞ 초과시 100원씩이 부과되지만, 신분당선은 여기에 더해 1단계(강남∼정자역)와 2단계(정자∼광교역) 구간 마다 각각 900원씩 별도운임이 더해져 기본요금만으로 2150원이 부과된다.
이 때문에 신분당선을 이용해 수원 광교역에서 강남역을 갈 경우 2850원을 내는데, 이는 분당선을 이용해 비슷한 거리인 영통역에서 선릉역까지 갈 때의 1850원, 영통역에서 강남역까지의 엠(M)버스 이용시 내는 2500원에 견줘 최대 1000원이 더 비싸다.
박 연구위원은 “신분당선처럼 대부분의 철도 민자사업 경우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이용자의 요금으로 회수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까지 신분당선 1·2단계 구간을 이용하는 광교시민들 경우, 2단계 건설비의 약 30%인 4519억원을 개발부담금으로 내고도 이처럼 높은 요금을 지불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더 높다.
경기연구원이 지난달 14∼15일 광교복합환승센터에서 신분당선 이용객 270명을 상대로한 조사에서도 이용객의 81.8%인 221명이 ‘요금이 비싸다’고 답했고, 적정요금으로는 595원이 낮은 2255원이 가장 많이 제시됐다.
민자사업은 정부가 제때 하지 못하는 공공서비스에 민간의 창의력과 재원을 빌릴 수 있지만, 철도가 공익서비스라는 차원에서 요금 인하에 따른 재정적자를 국가가 담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위원은 “정부 기관이 금융시장의 개선 등에 따라 민간사업자와 사업의 수익률, 사용료 등 협약내용을 변경하는 사업 재구조화를 하던지 신분당선 시설물 중 하부선로 시설물을 인수하는 대신 운영에 필요한 철도역이나 차량 등은 민자사업을 존치해 요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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