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된 복지법인’이 도가니법 어겼다니…

경기도, 평택 에바다복지회 이사 전원 해임명령 내려
‘외부이사 1/3이상 선임’ 위반…복지회쪽 “표적조사”
다른 법인 10곳도 법 위반 확인해 ‘대량 해임’ 예고

경기도 평택 에바다복지회가 사회복지법인의 전체 이사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외부 이사로 선임하도록 한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기도가 이 법인 이사회 11명 전원에 대해 해임명령을 내린 사실도 확인됐다.

경기도는 장애인 시설과 관련된 70여곳의 도내 사회복지법인 가운데 10곳이 에바다복지회처럼 관련 법을 어긴 것으로 보고 있어 무더기 해임 사태도 예상되고 있다.

경기도는 2일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가 법인 이사 정수의 3분의 1 이상은 외부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사회복지사업법(18조 2항)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이사회 임원 전원의 직무집행 정지 및 해임 명령을 최근 통지했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에바다복지회는 2013년 1월부터 2015년 7월1일 사이 이사를 교체하면서 외부 이사를 선임하지 않는 등 관련 법을 어겼다. 다른 복지법인 역시 전수조사해 예외 없이 (이사 해임 등의 원칙을) 적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사회복지사업법은 장애인들의 성폭력 피해를 다룬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개정 강화되어 2013년 1월부터 적용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의 폐쇄적 운영을 투명하고 민주적인 이사회 체제로 견제하겠다는 취지였다.

에바다복지회의 규정 위반이 지역사회에 던진 충격은 크다. 에바다복지회는 2003년 당시 구법인의 비리에 맞서 시민사회단체들이 7년에 걸친 싸움 끝에 사회복지시설의 민주화를 이뤄낸 곳으로 널리 평가받아왔다. 도가 실태를 인지하기까지 복지회 내부 구성원 간 갈등도 한몫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법인 운영을 두고 이사회와 일부 노조원 간의 불신, 불화가 컸단 얘기다.

경기도는 해임명령 외 2013년 7월9일 이후 에바다복지회 이사회가 심의한 안건 전체를 무효처리하고, 평택시에 임시이사 파견도 요구한 상태다.

에바다복지회는 “법인 비리가 아니라 관할청의 형식적 지도조차 없어서 빚어진 단순한 행정 착오로 이사회의 해임명령이라는 사상 초유의 처분을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권오일 에바다복지회 상임이사(에바다학교장)는 “관할청인 평택시는 2013년과 2014년 이사 교체 시 아무런 지적 없이 이사 임면 보고를 승인해왔다. 외부추천이사제 적용 여부를 확인하고 지도하는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권 상임이사는 “에바다복지회는 자체적으로 지난해 평택시에 외부 추천 이사를 요청해, 2015년 10월 전체 이사 11명 중 3명을 외부 이사로 바꿨는데 이제 와 에바다복지회만을 (위법이라고) 표적 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