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제주시 노형동에 문을 연 제주스마트복지관의 송장희 총괄팀장이 스마트복지관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은 인구 9만6천여명으로 시 전체의 20%를 넘는 인구 밀집지역이다. 이곳에서 지난 10일 전국 처음으로 건물 없는 ‘스마트복지관’이 문을 열었다.
노형동에 문을 연 제주스마트복지관(관장 현성훈 신부)은 사무실 기능만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물을 짓고 민간에 위탁하는 일반적인 사회복지관 개념을 깨뜨렸다. 주민이나 직원들을 위한 공간을 없애고 운영인력을 최소화하며 사회복지사들이 현장으로 들어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설립했다.
제주도가 운영비를 내고 사회복지법인 제주황새왓카리타스가 운영하는 이 복지관은 사회복지사 5명이 전부다. 송장희(37·사회복지사) 총괄팀장은 “일반 사회복지관은 일부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 아프거나 주거지와 멀거나 바쁘면 찾지 못한다. 가상복지관은 주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가상복지관의 장점은 접근성 향상이다. 건물이 없는 대신 관내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등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발굴해 아웃소싱 형태로 강사를 파견하게 된다.
스마트복지관의 특화사업은 ‘살기 좋은 우리 동네 만들기’ 프로그램이다. 주민들의 참여 속에 문화거리와 벼룩시장 등 나눔문화사업을 벌이고, 작은 도서관 만들기, 어린이 안전예방 사업 등을 추진한다.
이런 복지관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지역 내 자생단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과의 연계 구축이 급선무다. 건물이 없기 때문에 이들 단체와 연계가 없으면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된다.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하면 물리적 공간의 최소화로 복지예산의 획기적인 절감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 팀장은 “가상복지관은 주민 참여가 필수적인 새로운 복지관 모델이다. 시범사업이 성공하면 곳곳에 ‘우리 동네 작은 복지관’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관장은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을 돕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