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서식하는 까마귀가 마치 사랑놀이를 하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독자인 강덕환(55·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씨가 14일 <한겨레>에 제보한 사진을 보면 까마귀들이 마치 구애하거나 외면하는 등 사랑놀이를 하는 듯한 모습들이다. 연속 촬영된 사진에는 까마귀가 구애를 하는 모습과 이를 외면하는 모습, 그러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모습, 속삭임과 입맞춤을 하는 등의 모습이 담겼다.
강씨는 “지난 13일 오전 11시께 한라산 영실코스로 등산하다가 영실입구에서 우연히 까마귀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듯한 모습을 지켜봤다. 가까운 거리에서 한동안 지켜봤는데도 떠나지않아 사진을 찍게 됐다”고 말했다.
한라산에는 큰부리까마귀 1천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리목이나 영실, 윗세오름 등지에서는 수십마리씩 무리를 지어 먹이를 찾아 등산객들 주변에 자주 몰려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완병 박사(조류)는 “등산객들이 먹다 버린 음식을 찾기 때문에 등산로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까마귀는 자연에서 먹이를 찾기도 하지만 사람들로부터 공급받기 때문에 다른 조류에 견줘 인지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사진 강덕환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