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1리 어촌계 해녀들이 마을어장에서 고수온·저염분수로 폐사가 진행되는 소라들을 건져올려 살펴보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제공
제주 서부해역에 고수온·저염분수(염분농도가 낮은 바닷물)가 유입돼 일부 소라와 육상양식장에서 양식하는 광어 등에서 폐사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는 폐사가 진행되는 마을어장의 소라 등을 깊은 바다로 이동하도록 관련 수협 등에 요청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지난 13일 제주 서부해역 예찰 결과 고수온·저염분수 유입돼 일부 해산물의 폐사가 진행되고 있어, 비상대책 상황반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비상대책상황반은 제주 연안 해역 및 어·패류 육상양식장에 대한 예찰 및 비상시 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
해양수산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 13일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서쪽 22㎞ 해역에서 수온 31도, 염분 25psu(바닷물 1㎏ 중에 녹아있는 염류 25g)의 물 덩어리가 발견됐다. 여름철의 평균 바닷물 온도는 28도, 염분은 32~34psu이다. 15일 조사에서는 서부해역 22~41㎞ 범위에서 수온 31도, 염분 23psu의 물 덩어리가 발견됐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지난 1997년 고수온·저염분수를 관측한 이래 이번 조사처럼 수온이 높고, 염분은 낮은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중국의 양쯔강에서 고수온·저염분수의 물덩어리가 제주 해역을 거쳐 서해안으로 올라가는데, 일부 물덩어리가 서부해역 마을어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해양수산연구원의 수중조사를 벌인 결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1리와 동일리 마을어장의 소라들이 일부 폐사하고 있으며, 지하해수가 없는 제주시 한림지역의 육상양식장에서 양식 중인 광어가 일부 폐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동일리 어촌계는 해녀 11명이 15일 소라들을 깊은 바다로 이동시켰다. 제주도는 모슬포수협에 소라를 깊은 바다로 이동시키도록 요청했다.
양희범 해양수산연구원장은 “동일리에서 2~3㎏이 폐사된 소라를 수거했다. 폐사량은 많지 않지만 냄새가 나는 등 폐사가 진행되고 있어 깊은 바다로 이동시키도록 요청했다. 소라는 지금이 산란기로 얕은 바다에서 산란하는데 현재 환경은 악조건이다. 예찰 활동을 강화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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