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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아동·청소년 음란물 차단 책임 위헌심판 한다

등록 2016-08-19 16:44수정 2016-08-19 21:08

수원지법 성남지원
이석우 전 대표 재판 관련
위헌법률 심판 제청

“통신·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과잉금지와 명확성 원칙 위배”
자의적 해석으로 정부 통제 가능성도”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에게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의 유포 차단 의무와 처벌 조항을 명시한 현행 법률이 위헌심판을 받게 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김영환 판사는 19일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유포를 막기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이석우 카카오 전 대표(조인스닷컴 공동대표) 관련 공판에서 “검찰이 적용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 1항에 대해 위헌법률 심판을 직권으로 제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헌법 제18조 통신의 자유와 제21조 표현의 자유 보장 측면에서 과잉금지 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따른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고 볼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김 판사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적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에게 ‘발견’과 ‘조치’를 강제하는 것은 이용자의 표현물을 제한·감시하게 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국가의 책무인데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에게) 형벌로 강제하는 것은 영업 자유를 제한할 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 적용 대상이 광범위하고 내용도 명확하지 않아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물론, 기술적 한계로 인해 법률의 목적을 달성할지도 의문이다. 특히 자의적 해석으로 처벌을 결정해 정부의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월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의 ‘조치’는 행정상 의무인데 위반하면 형사처벌하게 했다. 시행령(음란물 차단)이 모법(음란물 발견)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며 포괄위임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포괄위임금지 원칙이란, 법률이 위임하는 사항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않은 채 특정 행정기관에 입법권을 일반적·포괄적으로 위임하면 안 된다는 원칙이다.

검찰은 2014년 6월14일∼8월12일 ㈜카카오의 정보통신망서비스 ‘카카오그룹’을 통해 유포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과 관련해, 사전에 전송을 막거나 삭제할 수 있는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음란물 온라인서비스 제공)로 이 전 대표를 지난해 11월 불구속기소 했다. 이는 어린이나 청소년이 등장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음란물 유포 행위와 관련해, 온라인서비스 대표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첫 사례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후 공판에서 검찰은 “서비스를 출시할 당시 음란물 차단을 위한 상시적 신고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 등 온라인서비스 제공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변호인 쪽은 “불명확한 법 규정과 모호한 정부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사업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다퉈왔다. 검찰은 지난 5월31일 결심공판에서 이 전 대표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위헌법률 심판을 받게 된 법률 조항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해 대통령령(시행령)이 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발견된 음란물을 즉시 삭제하고 전송을 방지 또는 중단하는 기술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온라인서비스 제공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이다. 또 시행령 제3조는 이용자가 상시 신고할 수 있는 조치, 기술적으로 음란물로 인식되는 자료를 찾아내는 조치, 판단이 어려운 자료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요청 등을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에게 부과하고 있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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