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할 부산 수영구 고려제강 공장. 부산시 제공
공장 가동이 중단돼 방치되고 있는 도심의 공장이 문화예술공간으로 변신한다. 막개발을 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부산시는 “23일 부산 수영구 망미동 고려제강㈜ 수영공장에서 복합문화공간 ‘F 1963’ 조성 및 운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22일 밝혔다. 체결식은 서병수 부산시장과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등의 참석 속에 진행된다.
‘F 1963’에서 에프는 팩토리(공장), 파인 아트(좋은 예술), 포리스트(숲), 패밀리(가족) 등을 뜻한다. 도심 속의 공장이 가족들이 즐기는 친환경 예술 공간으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1963은 수영공장이 설립된 해다.
양해각서는 “사업비는 고려제강에서 부담하고 필요하면 부산시가 국·시비를 지원한다. 지역문화 융성을 위해 양쪽은 노력하며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려제강은 1945년 설립됐다. 자동차, 교량, 에너지, 건축, 전기, 전자, 피아노 등에 사용되는 가는 특수 철선(와이어)을 만들어 국내외에 판매한다. 수영공장은 1963년 첫 가동에 들어간 뒤 경남 양산·창원 등의 공장으로 설비를 옮기면서 2008년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수영공장은 창고 등으로 사용되거나 텅 빈 채로 덩그러니 남았다.
수영공장은 2014년 2년마다 열리는 부산비엔날레 특별전시관으로 사용되면서 문화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9월3일~11월30일 열리는 2016년 부산비엔날레 프로젝트2 전시관으로도 활용된다.
고려제강은 비엔날레 전시관으로 제공하려고 130억원을 들여 내부시설을 변경하고 있으며, 내년엔 50억원 이상을 들여 북카페, 공연장 등 문화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부산시는 국·시비 16억원씩 32억원을 고려제강 쪽에 지원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 “문화재생사업 16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병기 부산시 문화관광국장은 “민과 관이 머리를 맞대어 도심의 공장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이례적이다. 세계적 수준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