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지난 26일 포기 통보
이시종 충북지사 “우리가 부족했다”
246억원 들였지만 사업 대폭 수정 불가피
이시종 충북지사 “우리가 부족했다”
246억원 들였지만 사업 대폭 수정 불가피
충북도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항공정비산업(엠아르오)이 추락 위기에 몰렸다. 핵심 사업 파트너였던 아시아나항공이 사업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6일 항공정비산업 사업 계획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 아시아나 쪽에 유감이며, 도민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능력이 부족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확장성이 떨어지는 곳에 지구 지정을 하는 등 국토부의 지원 또한 아쉽다”고 덧붙였다.
충북도와 청주시, 충북경제자유구역청 등은 지난해 1월 아시아나항공과 충북경제자유구역 청주 에어로폴리스 지구(청주시 내수읍 청주국제공항 주변)에서 항공정비산업을 함께 추진하는 것을 뼈대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충북도는 항공정비산업이 수입대체 1조3000억원, 일자리 8000개, 신규투자 5000억원 창출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아시아나가 빠지면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도는 2013년 2월 바이오메디컬(청주 오송), 에코폴리스(충주) 등과 에어로폴리스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항공정비산업 유치에 힘써 왔다. 특히 지난해 초 아시아나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부터는 아시아나를 중심으로 판을 짜왔다. 에어로폴리스 1지구(15만3086㎡)를 아예 아시아나에 내주고, 2지구(32만627㎡)에 관련 기업을 유치하기로 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유치한 스타항공우주 등 업체 8곳은 모두 2지구에 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핵심인 아시아나가 빠져나가면서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 지사는 “2지구 개발 사업은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치호 충북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부장은 “아시아나의 이탈로 타격을 받았다. 곧 투자유치 기업과 간담회를 해 이탈 방지 등 충격 최소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충북은 지금까지 에어로폴리스 조성을 위해 246억원을 썼다. 1지구 조성공사에 80억원, 토지보상비 122억원, 감리·기타 10억 등을 썼으며, 2지구 설계 등에 34억을 썼다. 올핸 2지구 토지 보상 74억원 등 88억5000만원을 편성했으며, 지난해 이월된 예산 190억5000만원도 올해 예산으로 잡았다. 애초 에어로폴리스 조성(2013~2019년)을 위해 1162억원(1지구 452억원, 2지구 71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대폭 수정할 참이다.
새누리당 소속 충북도의원들은 이 지사와 충북도 등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 지사는 도민들에게 사과하고 전상헌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을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아시아나의 포기로 충북의 엠아르오산업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항공 물류·서비스·부품제조업 등 관련 산업을 추진하겠다. 이와 함께 청주공항 노선·활주로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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